전·현직 워싱턴 특파원 모임인 한미클럽(회장 봉두완)이 19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주최한 ‘미국 대통령 선거 어떻게 치러지는가’ 토론회에 발제자로 참석한 최영진 전 주미대사와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교수는 “클린턴 우세로 단언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한미클럽 ‘미 대선’ 토론회
최 전 대사는 “미국은 현재 빈익빈 부익부 문제가 최고조에 달한 상태”라며 “경합주인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역)에서 이기는 게 관건인데, 이쪽 지역 민심은 기성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매우 강하다”고 말했다.
문 교수는 “러스트벨트 중에서도 오하이오주의 여론조사를 주목할 만하다”고 지적했다. 오하이오주는 제조업·농업이 골고루 강세를 보이는 등 미국 전체(여론)를 가장 축약적으로 보여주는데, 10~15일 여론조사에서 트럼프가 48%로 클린턴(44%)을 앞섰다는 것이다. 문 교수는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을 제외하고 미 역사상 오하이오에서 패배한 후보가 미 대통령이 된 적은 없다”고 말했다.
클린턴이 미 대통령이 되든, 트럼프가 되든 한·미 관계는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최 전 대사와 문 교수가 입을 모았다. 최 전 대사는 “클린턴마저 보호주의 통상정책으로 선회해 한미자유무역협정(FTA)에서 미국 압력이 가중될 것이라 본다. 다만 클린턴의 경우 유연성있게 정책 변화를 가져가 큰 걱정은 안 해도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 교수는 “트럼프가 될 경우 한미관계는 큰 위기에 부닥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문 교수는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와의 동맹 강화 등으로 외교 다변화를 꾀하면 된다”며 “트럼프가 대통령 될 것을 가정해 안보 위험을 부각할수록 미국에 약점이 될 뿐”이라고 조언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