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곰돌이 인형은 지난 4월 LOUD가 제안한 ‘핑크카펫, 테디베어 프로젝트’에서 비롯됐습니다. 최근 서울 지하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와 도시철도공사를 비롯, 각 지역의 지하철 운영주체는 좌석 54개짜리 열차 한 칸에 두 자리 정도를 임산부 배려석으로 지정했습니다. 다른 노약자석처럼 임산부 배려석도 임산부를 위해 비워두길 권장하고 있습니다.
지하철 9호선 시민들 뜨거운 반응
“배려석 존재·가치 확실하게 느껴”
출근 시간에도 앉는 사람 없어
“임산부 배려는 최고의 출산 장려책”
작은 외침 LOUD는 임산부 배려석 두 번째 프로젝트로 ‘임산부를 위한 분홍 방석’을 제안합니다. 임산부 배려석에 푹신한 방석을 올려놓는 겁니다. 자리를 차지한 승객이 ‘내가 임산부 배려석에 앉아 있다’라는 사실을 몸으로 느끼도록 하는 거죠. 일반 승객이 임산부를 위한 자리에 앉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주변을 의식하고 좀 더 적극적으로 자리를 양보할 것이라는 취지에서 비롯된 아이디어입니다.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LOUD팀은 지난 7일 오전 서울 지하철 9호선 일부 차량 내 임산부 배려석에 분홍 방석을 올려뒀습니다. 시중에서 5000원에 판매하는 분홍색 도넛형 방석에 ‘임산부 방석’이라는 이름표를 달았습니다. 시민들의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고교생 이수민(18)씨는 “예전 같으면 그냥 앉던 자리였는데 방석을 보고 임산부가 앉아야 할 곳이라는 생각이 들어 앉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김주현(27)씨도 “임산부 배려석이 있어도 별다른 인식을 못했는데 방석 하나로 배려석의 존재와 가치를 느끼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임산부 손소연(28)씨는 “간만에 배려석이 비어 있는 모습을 봤다”며 “방석까지 깔려 있으니 배려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좋았다”고 말했습니다.
으레 비워두는 자리, 잠깐 앉아 있더라도 금방 양보할 수 있는 자리. 임산부 배려석을 이런 자리로 남겨두면 어떨까요. 세상에 나올 미래의 주인공을 위해 양보해 주세요. 그 주인공을 위해 힘겨운 열 달을 보내는 임산부들을 위해 모두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일상 속 작은 문제를 해결할 아이디어를 보내 주세요
e메일(loud@joongang.co.kr), 페이스북(facebook.com/loudproject2015)으로 보내 주시면 개선책을 함께 고민하겠습니다. 중앙일보(joongang.co.kr), 중앙SUNDAY(sunday.joongang.co.kr)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그동안 진행한 LOUD 프로젝트를 볼 수 있습니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