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탁금지법 여파로 꽃 소비가 줄고 가격마저 떨어졌다. 18일 경남 김해시 대동면의 정필재씨가 근심 어린 표정으로 거베라를 수확하고 있다. [사진 송봉근 기자]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달라졌다. 정씨는 “지난 여름 무더위와 가을장마로 올해 거베라 수확량이 예년(1400단, 1단 10송이)의 절반 수준으로 예상된다”며 “공급이 부족하면 가격이 올라야 하는데 오히려 지난 추석 때 1단에 4500원 하던 거베라가 김영란 법 시행으로 3000원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경조사비 상한선 10만원 제한에
결혼식 많은 성수기에도 소비 줄어
국화 대국은 법 시행 후 절반 값
“연료비 드는 겨울엔 농사 접을 판”
부산경남 화훼농협 경제사업장의 꽃 경매 가격을 봐도 법 시행 후인 9월 30일은 시행 전인 9월 2일의 50% 수준이었다. <표 참조> 지난 10일 기준으로 꽃 도매가격이 일부 품목에서 회복되긴 했으나 여전히 예년에 못 미친다.
안채호(51) 대동화훼작목회장은 “공무원 잡으려다가 화훼 농민 다 잡게 생겼다”며 “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국내 화훼산업이 몰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화훼 소비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원종하 인제대 글로벌경제통상학부 교수는 “현재 화훼는 대부분 경조사에 사용돼 김영란법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단기적으론 생활 속 꽃 소비 문화를 조성하고, 장기적으론 정부·자치단체가 화훼를 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글=위성욱 기자 we@joongnag.co.kr
사진=송봉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