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트렌드] 짙은 빨강 그릇으로 물든 식탁, 올가을 입맛 돋우네

중앙일보

입력 2016.10.18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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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라레드(짙은 붉은색)’ ‘더스티시더(어두운 핑크)’ ‘포터스클레이(오렌지빛이 도는 짙은 갈색)’ ‘샤크스킨(짙은 회색)’. 낯선 이름의 이 용어들은 미국 색채 전문기업 팬톤이 올가을·겨울 유행할 컬러로 선정한 색상이다. 채도가 낮고 어두운 붉은색, 회색 계열이 주를 이룬다.

단풍을 떠올리게 하는 붉은색 계열의 색은 해마다 가을이 되면 인기를 끄는 색상 중 하나다. 올해엔 붉은색이 한층 어두워졌다. 따뜻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을 풍기는 어둡고 짙은 붉은색이 유행할 것으로 보인다.

패션·뷰티·리빙 제품 색상

유행에 민감한 패션·뷰티업계에서는 올가을 트렌드 컬러인 어두운 붉은색 계열의 의상과 소품을 많이 내놓고 있다. 패션 명품 브랜드 셀린느는 최근 패션쇼에서 짙은 붉은색 드레스와 팬츠를 함께 매치해 눈길을 끌었다. 명품 브랜드 마이클코어스가 올가을 출시한 사각형 모양의 ‘머서백’은 어두운 자주색과 베이지색 등이 눈에 띈다. 메이크업 브랜드 나스는 올가을 유행할 색상을 반영한 ‘어데이셔스 립스틱 컬렉션’을 선보였다. 아시아인의 피부 톤과 잘 맞는 붉은 포도주 빛깔의 ‘모나’ 립스틱은 우아하고 세련된 가을 메이크업을 완성해 준다.

패션·뷰티 분야에서만 유행 컬러가 강조되는 것은 아니다. 리빙업계에서도 가을이 묻어나는 색감의 식기류가 식탁을 장식한다. 주방의 컬러 트렌드를 이끌어 온 프랑스 주방용품 브랜드 르크루제는 매년 최신 유행과 소비자의 요구를 반영해 2000여 가지의 색상을 조합해 만든 새로운 컬러의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올가을엔 버건디(어두운 자주색), 다크프람보아즈(어두운 딸기색), 플린트(연회색), 트러플(어두운 갈색) 같은 채도가 낮은 파스텔톤이 돋보이는 ‘폴링인폴(Falling in Fall) 스톤웨어’ 라인(사진)을 내놓았다. ‘가을에 빠지다’는 의미의 폴링인폴 라인은 머그컵·국그릇·밥그릇·찬기 같은 주방에 꼭 필요한 식기류 11종으로 구성된다.
 
르크루제 ‘폴링인폴 스톤웨어’
르크루제의 스톤웨어 제품은 제작공정의 70% 이상을 장인이 만들고 관리한다. 같은 색감이어도 자세히 살펴보면 제품마다 그러데이션 상태가 조금씩 다르다. 도자기처럼 유약을 발라 1200도에서 구워 내구성도 좋은 편이다.

어두운 핑크빛이 도는 다크프람보아즈와 짙은 단풍 느낌이 나는 버건디는 붉은색 계열이지만 채도가 낮아 식탁에 올리기에 부담스럽지 않다. 튀지 않게 주방에 포인트를 주는 역할을 톡톡히 한다. 가을과 잘 어울리는 감각적인 짙은 갈색 계열의 ‘트러플’과 회색 계열의 ‘플린트’는 고혹적이면서도 클래식한 느낌이 난다. 갈색에 회색 식기류를 섞어 함께 식탁에 놓으면 안정감 있고 편안한 식탁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르크루제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컬러 트렌드에 민감한 뷰티·패션 업계 외에도 홈 퍼니싱 열풍이 불면서 집안 곳곳에 컬러를 통해 개인의 취향과 개성을 반영하려는 수요가 많아졌다”며 “주방용품, 인테리어 업계 등에서 컬러 트렌드를 살린 제품 출시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분위기 있는 상차림을 담아내고 싶다면 올가을 유행할 컬러를 담은 식기를 활용해 보자. 식기의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색상만 잘 맞춰도 레스토랑 못지않은 근사한 상을 차릴 수 있다.
 
갈색·회색 계열 식기류 조화
봄·여름에는 빨강·노랑·초록 같은 원색의 그릇이나 파스텔 톤 중에서도 화사한 느낌을 주는 핑크 식기를 테이블에 전면적으로 배치하면 밝고 화사한 느낌을 줄 수 있다. 가을·겨울에는 차분한 색상의 식기를 주로 사용해 편안한 느낌을 주되 색감이 튀는 식기를 놓아 활력을 주는 것이 좋다.

식기를 겹쳐 사용하는 것도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하는 방법 중 하나다. 메인 요리를 담은 큰 사각 접시 위에 작은 접시를 올리거나 큰 원형 접시 위에 라메킨(둥글고 옴폭한 모양의 작은 그릇)을 놓고 김치나 소스를 담아내면 깔끔하다. 르크루제의 스타일을 자문하고 있는 요리 연구가인 최주영 고메박스 대표는 “그릇 각각이 예쁘다고 해도 색이 제각각 튀면 자칫 산만해 보일 수 있다. 식기 색상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한진 기자 jinnylamp@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