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매나 키 같은 신체 조건보다 품성에 무게를 두는 심사 기준도 장수 비결로 꼽힌다. ‘한국적인 여인상을 계승·보존한다’는 대회 목적에 따라 시작부터 끝까지 한복만 입고 대회를 치른다. 수영복과 비키니 심사까지 하는 다른 대회들과는 추구하는 미(美)의 기준부터가 다르다.
250명 배출…‘남도의 미’ 알리미로
올해는 유혜리 양 등 8명 뽑혀
참가자 신체 조건보다 품성 우선
대회 공식복장은 ‘전통 한복’
하지만 이 대회는 자기소개서에 키와 몸무게를 적는 난조차 없다. 2014년에 참가한 유은정(23·국악인)씨가 162㎝의 키에도 인기상을 받은 배경이기도 하다. 스스로 자신을 ‘땅꼬마’라 부르는 유씨는 “예선부터 벽에 키 재는 줄을 그어 놓는 미인대회가 많다”며 “165㎝ 밑이어도 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 자체가 키 작은 참가자들에겐 핸디캡”이라고 말했다. 유씨는 또 “대회 내내 한복을 입기 때문에 이미지가 단아하고 품성이 좋은 참가자가 뽑힌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의 직업군과 장래희망이 다양한 것도 특징이다. 올해 선(善)에 뽑힌 정무린(23·쇼호스트 강사)씨는 “장래희망이 법조인·공무원·무용가 등 다양한 꿈을 가진 참가자들이 입상하는 것을 보고 다른 대회와는 다르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올해 30회 대회에선 유혜리(17·한림연예예술고 2학년)양이 진(眞)으로 뽑히는 등 8명이 입상했다.
30년간 대회를 이끌어온 양영두(66) 소충·사선문화제전위원장은 ‘자주성’을 오랜 흥행의 비결로 꼽았다. 그는 “지역의 명승고적을 널리 알리기 위해 주민들이 만든 축제가 30년간 명맥을 이어온 사례는 전국적으로 드물다”며 “임실군이 일부 보조금을 지원하지만 민간이 주도하기 때문에 생명력이 강한 것 같다”고 말했다. 원도연 원광대(문화콘텐츠) 교수는 “많은 미인대회가 ‘성(性)을 상품화한다’는 논란 속에서 사라져가는데 사선녀 대회는 한국적인 미인상을 추구한다는 측면에서 대중들에게 꾸준히 어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실=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사진=김성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