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7 - 0 넥센
넥센만 만나면 펄펄나는 1번타자 김용의가 이날도 LG공격을 이끌었다. 1회 초 첫 타석에서 내야안타로 출루한 김용의는 2번타자 이천웅의 투수 땅볼 때 2루를 밟았다. 박용택의 안타로 3루를 향한 그는 히메네스의 땅볼이 1루쪽으로 느리게 구르자 잽싸게 홈을 파고 들어 선취점을 올렸다.
내야수 경쟁 밀려 외야수 된 김용의
2군 오가며 2년 동안 연봉 40% 깎여
넥센 상대 1번 타자로 2타점 3득점
3안타 2타점 박용택과 승리 합작
소사 6이닝 무실점으로 마운드 지켜
김용의가 이날 넥센을 상대로 맹활약을 펼치자 ‘용의 귀환’이란 말이 나왔다. 김용의는 “높은 코스를 좋아하는데 5회엔 상대 투수가 실투를 한 것 같다. 어떻게든 방망이에 맞혀야겠다는 적극적인 자세로 나간 게 주효했다”며 "슬럼프 때 용택이 형이 알려준걸 따라하기 시작했는데 결과가 좋았다”고 말했다. 박용택도 4타수 3안타 2타점을 올리며 제 역할을 다해냈다.
전천후 내야수였던 김용의는 지난해 양상문 감독의 권유를 받고 외야수로 전향했다. 발이 빠르고 수비력도 괜찮았지만 주전이 되기에는 경쟁력이 부족했던 게 사실이었다. 그러나 김용의는 외야로 나간 뒤에도 이병규(등번호9)·이진영(현 kt) 등 베테랑들에게 밀렸다. 지난해 6월 외국인 3루수 히메네스가 영입된 뒤로는 정성훈·양석환이 1루수로 자리를 잡았다. 내·외야 어디에도 자리를 잡지 못했던 김용의는 지난해 7월 이후 1군에 올라오지 못했다. 연봉도 2년 전(1억원)보다 40% 줄어든 6000만원으로 깎였다.
올해 7월 김용의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지난 7월 19~21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과의 3연전에서 김용의는 7타수 5안타·3도루를 기록했다. 이후 양 감독은 김용의를 1번·중견수로 계속 기용했고, 그는 후반기 LG 9연승(8월 3~12일)의 선봉에 섰다. 김용의는 지난 11일 KIA와의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에선 0-0으로 맞선 9회 말 끝내기 희생플라이를 때렸다. 이어 자신이 가장 강했던 넥센(상대 타율 0.543·35타수19안타)을 맞아 맹타를 터뜨렸다.
지난 2014년 PO 1차전에서 소사는 넥센 선발로 나서 LG를 상대로 4와3분의1이닝 동안 3실점하며 넥센의 6-3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해 LG로 이적해 이날 옛 동료들을 상대로 승리투수가 된 소사는 “이게 야구의 매력이다. 동료들이 잘 도와줘서 이겼다”며 기뻐했다. 준PO 2차전은 14일 오후 6시30분 고척돔에서 열린다. 넥센은 밴헤켄, LG는 우규민을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양팀 감독의 말
와일드카드 결정전 2경기를 치르고 난 뒤 선수들이 좋은 컨디션 속에 부담없이 경기를 치렀다. 선발 소사의 투구가 위력적이었고, 포수 정상호의 볼배합도 영리했다. 5회 무사 1·2루에서 손주인에게 희생번트를 지시한 건 김용의가 해결해 줄 거란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히메네스와 채은성의 컨디션이 조금 더 올라오면 좋겠다.
1회와 4회 두 번의 1사 만루 찬스를 살리지 못하면서 계속 끌려갔다. 오늘은 LG가 잘했다. 야구는 찬스에서 강해야 이길 수 있다. 포스트시즌 첫 경기를 치르다보니 선수들이 다소 긴장한 거 같다. 내일은 에이스 밴헤켄이 선발로 등판한다. 꼭 이겨야 한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