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시각을 중장기적으로 넓히면 양상이 달라진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노트7발 위기 수습 여부는 정확한 원인 규명과 이에 걸리는 시간에 달려 있다”고 진단했다. 원인 규명이 늦어질수록 타격이 커진다는 얘기다. 발화 원인을 명확히 밝히지 못한 채 다음 대화면폰 시리즈를 내는 것이 큰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당장 홍채 기능을 넣을 것인지, 방수·방진 처리를 계속할 것인지 결정하기 쉽지 않다. 개발 계획부터 세우기 어려워진다는 얘기다.
삼성전자에 어떤 영향 미칠까
발화 원인 모르는 게 최대 악재
SDI 배터리 중국 등서 시비 가능성
삼성전자 주가 어제 8% 떨어져
반도체·가전이 받쳐주고 있지만
브랜드 가치 회복 시간 걸릴 듯
정확한 원인 규명은 부품 사업과도 직결된다. 스마트폰은 종합 부품 산업이다. 명확한 원인을 모를 경우 삼성 부품의 수출 경쟁력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당장 노트7 발화 이슈로 삼성SDI의 제조 경쟁력이 도마에 올랐다. 자동차 전장 부품을 차세대 먹거리로 내세운 삼성이 가장 아파하는 대목이다. 이 와중에 중국 자동차 기업들은 최근 전기버스에 장착하던 삼성SDI의 차량용 전기 배터리 탑재를 전면 중단시켰다.
교환품이 발화하자 원인이 배터리가 아닐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다른 부품 계열사들도 움츠러들고 있다. 특히 회로·기판·통신모듈 등을 공급하는 삼성전기도 정확한 원인 규명이 없는 한 해외 바이어 설득에 애를 먹을 가능성이 크다. 브랜드 가치 하락도 불가피하다. 미국의 브랜드 컨설팅 업체 인터브랜드가 최근 발표한 ‘2016 글로벌 100대 브랜드’에서 삼성전자는 518억800만 달러의 가치로 7위에 올라 5위인 일본 도요타(535억8000만 달러)와 6위에 오른 미국 IBM(525억 달러)을 근소한 차이로 추격 중이었다. 노트7 변수로 추월이 쉽지 않아졌다. IBK투자증권 이승우 연구원은 “브랜드 가치의 하락은 다시 만회하기까지 상당히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노트7 생산을 접은 상황에서 애플은 차기작 아이폰7과 아이폰7플러스를 국내에서 14일부터 예약 판매, 21일부터 본격 판매한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8.04% 떨어져 154만5000원을 기록했다.
박태희 기자 adonis55@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