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MS·한컴도 구분 못 하겠나” 이은재, 조희연과 우문우답 해명

중앙일보

입력 2016.10.10 00:26

수정 2016.10.10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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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하다. 제가 MS(마이크로소프트)가 뭔지 한컴(한글과컴퓨터)이 뭔지 구분 못하는 사람이라 생각하는데 저는 사실 미국에서 1983년부터 컴퓨터를 써 용어를 잘 안다.”

새누리당 이은재 의원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 앞에서 지난 6일 서울시교육청에 대한 국정감사 중 MS오피스, 아래아한글 워드 프로세서 구입 질의와 관련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9일 새누리당 이은재(교육문화체육관광위 소속) 의원이 기자회견에서 한 얘기다. 이 의원은 6일 교문위 국정감사에서 있었던 ‘MS 황당 질의’에 대해 해명하려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의원이 기자회견까지 연 것은 지난 6일 교문위에서 이 의원의 질의가 며칠간 인터넷에서 화제가 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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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원은 당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에게 “(서울시교육청이) 학교 업무 경감과 예산 절감을 이유로 총 90억원을 학교 운영비에서 차감해 MS오피스와 한글 워드를 일괄 구매했다”며 “일선 학교가 집행해야 할 학교운영비를 교육청이 교육행정기관까지 포함해 집행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입찰했는데 수의계약 잘못 지적
조 교육감도 핵심과 다른 답변
‘이 의원 MS도 모르나’ 논란 낳아

MS오피스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사가 만드는 프로그램으로 국내 여러 업체가 라이선스 판매를 대행한다. 서울시교육청은 나라장터에서 MS오피스 라이선스 구매 입찰을 실시했고 4개 업체가 참여해 ㈜필라테크에 낙찰됐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그러자 조 교육감은 “학교가 (개별구매)하는 것보다 교육청이 집단으로 해서 29억원을 절약한 것으로 보고받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의원은 다시 “무조건 입찰하게 돼 있다. 왜 수의계약을 했느냐”고 따졌다. 이에 조 교육감은 “MS 외에는 (MS오피스를) 살 곳이 없지 않으냐”고 답했다. 이 의원은 “(수의계약은) 법률 위반이며 사법기관에 고발돼야 한다”고 언성을 높였다.

결국 이 의원이 조 교육감에게 질문하면서 “수의계약을 했다”고 지적한 부분은 잘못이었다. 서울시교육청은 입찰을 통해 MS오피스 등을 ㈜필라테크에서 구입했기 때문이다.

“MS오피스를 MS 외에 살 곳이 없지 않으냐”는 조 교육감의 답변은 결과적으로 틀린 말은 아니었지만 ‘이 의원이 MS도 모르는 사람’이란 논란을 부추겼다.


“수의계약이 아니라 입찰을 했다”고 간명하게 답했으면 논란 없이 이 의원의 잘못을 지적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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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 측은 “예산을 절감한 정책을 두고 공격적인 질의를 받은 데다 답변 시간도 짧아 상황을 자세히 설명할 수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일어난 지 3일이 지난 9일 이 의원 측과 조 교육감 측은 “이번 사안에 대해 사실 확인을 위한 공동 점검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채윤경 기자 pcha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