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에 푹 빠진 사우디아라비아의 여대생 2명이 한국으로 가출했다. CNN 아랍판은 8일(현지시간) “부모의 허락 없이 두 사람이 한국으로 출국했으며 당국이 사건을 조사 중”이라고 보도했다. 사우디에서 여성은 해외여행을 할 때 반드시 남성 가족의 허락을 얻어야 한다. 이 때문에 여대생들의 가출은 현지에서 ‘범죄’에 해당하는 충격적인 사건으로 여겨지고 있다.
CNN에 따르면 여대생 중 한 명의 아버지는 현지 언론에 “22살인 딸이 6일 오전 학교에 간 뒤 저녁 늦게까지 돌아오지 않아 경찰에 신고했다”며 “내 휴대전화를 몰래 이용해 여행 허가를 얻고 친구와 함께 한국으로 간 걸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딸이 한국 드라마에 빠져 한국 문화가 좋다는 얘기를 하곤 했다. 그 영향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딸이 휴대전화 연락은 차단한 채 이메일을 통해 “한국에서 학업을 마치고 살고 싶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CNN은 현지 뉴스를 인용해 “리야드 알무바라키 주한 사우디아라비아 대사가 여대생 한 명의 입국 사실을 확인했으며, 나머지 한 명의 동반 여부와 행적을 확인 중이다”라고 전했다.
한편 이들의 가출은 9일 트위터에서 ‘한국으로탈출한두사우디소녀(
이번 여대생의 가출에 대해서도 트위터에서는 “그들이 안전하길 기원하며 다시는 (사우디로) 돌아오지 않기를 바란다”거나 “여행의 자유는 마땅히 누려야 할 인권”이라는 멘션이 이어졌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