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향토 자원인 메밀의 관광·산업화에 본격 뛰어들었다. 제주 곳곳에서 자라나는 메밀을 미래형 6차산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다. 6차산업은 1차 산업인 농업 관련 사업을 2·3차 산업과 연계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해내는 산업이다.
지난해 822t 생산…경북이 뒤이어
5~6월, 9~10월 관광객 발길 이어져
바농오름 메밀밭, 웨딩촬영지로 각광
제주도, ‘메밀 5개년 계획’ 수립·육성
“36억 들여 가공 설비 등 구축 예정”
잔치가 열린 오라동 내 82만6000여㎡의 밭은 국내 최대 메밀밭이다. 매년 5~6월이나 9~10월이면 하얀 메밀꽃으로 장관을 이룬다. 메밀밭이 해발 600m에 있어 제주시내와 함께 한라산과 오름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인근에 설치된 돌하르방과 해녀상 등은 행사기간 동안 포토존 역할을 했다.
제주에는 오라동 외에도 제주시 조천읍 와흘리 165번지 일대의 3만3000㎡의 메밀밭이 신혼부부나 관광객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제주시 애월읍 항몽유적지 항파두리 토성 주변에 있는 1만2000㎡ 메밀밭도 사진촬영 장소로 각광을 받는 곳이다.
제주에서 메밀밭이 주목받는 것은 국내 최대의 메밀 산지여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에서는 967㏊ 면적에서 전국 생산량의 31.8%인 822t의 메밀이 생산됐다. 같은 기간 409t(15.8%)의 메밀을 생산한 경북도와 전북도(386t·14.9%), 강원도(339t·13.1%) 등보다 배 이상 수확량이 많다.
전통적으로 메밀은 제주 사람들의 식생활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메밀로 전병을 만들어 무채를 볶아 싸낸 ‘빙떡’은 제주에서 제사나 잔치를 할 때 빠지지 않는 음식이다. 꿩메밀칼국수나 몸국, 고사리육개장 등에도 메밀가루를 사용해 고소하고 진득한 맛을 내도록 했다. 메밀은 제주 신화에서 농경의 신인 자청비 여신이 하늘에서 갖고와 제주에 심은 다섯 가지 곡식중 하나이기도 하다.
제주도는 메밀 최대 산지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 지난해 ‘제주 메밀발전 5개년 추진계획’을 수립했다. 메밀산업과 관광산업과의 연계를 통해 제주 메밀의 6차산업화와 식품산업화, 세계명품화를 추진하기 위해서다. 오창호 제주도 식품원예특작과장은 “제주는 메밀 생산량이 1위인 데도 가공시설이 없어 강원도에서 가공을 하고 있다”며 “2019년까지 36억원을 들여 총 5곳에 가공공장과 설비, 저온저장고 등을 구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제주=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