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FT)는 구글이 애플을 겨냥한 첫 스마트폰을 공개한다고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행사 ‘메이드 바이 구글’의 주인공은 스마트폰 ‘픽셀’이다. 올초 선다이 피차이 최고경영자(CEO) 산하에 신설한 하드웨어부문이 이번 사업을 주도했다. 모토롤라 출신의 릭 오스텔로 수석 부사장이 하드웨어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구글은 삼성전자처럼 직접 생산을 하진 않지만 애플처럼 설계와 디자인을 주도해 스마트폰을 만드는 방식을 선택했다.
OS 점유율 81% 영향력 확대 노려
자체 디자인·설계, 대만 HTC서 생산
스마트 홈·VR 겨냥한 제품도 내놔
구글이 시장 지형을 바꿔놓고 싶어하는 영역은 또 있다. 스마트 홈이다. 인공지능(AI) 기술로 집 안에 있는 각종 전자기기를 연결해 음성인식으로 음악을 틀거나 집안의 불을 켜고 끌 수 있다. IT업계가 신(新)시장으로 불리는 사물인터넷(IoT)의 대표 제품이기도 하다. 구글이 준비하고 있는 것은 ‘구글 홈’으로 불리는 스피커. 구글의 AI 서비스인 ‘어시스턴트’ 기능을 더해 날씨 확인이나 음악 재생을 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이 2014년에 내놓은 AI 스피커 ‘에코’처럼 스피커를 통해 집 안까지 진출하겠다는 뜻이다. 애플 역시 음성인식 비서로 불리는 ‘시리’를 활용한 스마트홈 기기를 준비 중이어서 경계를 넘어서려는 기업들의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 밖에도 가상현실(VR) 시장을 겨냥한 구글의 플랫폼 ‘데이드림 VR’도 이번 행사에서 공개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2014년 VR 전문회사인 오큘러스를 인수한 페이스북이 올 초 VR 기기인 ‘오큘러스 리프트’를 내놓은 데 이어 구글 역시 대응에 나선 것이다. 골판지로 만든 카드보드 VR로 시장 확대를 노려왔던 구글은 이보다 화질을 향상시킨 데이드림 VR을 준비해왔다. FT는 삼성전자가 오큘러스와 함께 기어 VR을 내놓는 등 페이스북의 기술이 모바일 VR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는 점을 들며 “(페이스북 기술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구글에 도전과제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김현예 기자 hyki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