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발전의 역사는 ‘안전’과 ‘사고’ 사이를 오가며 발전해왔다. 특정 액체 를 도체(전기가 흐르는 물체)로 사용할 때 지속적인 전력 흐름이 발생한다는 배터리 제조 원리는 1800년 이탈리아 학자 알레산드로 볼타에 의해 발견됐다. 재충전이 가능한 2차 전지는 1859년 프랑스 물리학자 가스통 플랑테가 처음 발명했다. 그가 고안한 ‘납-산(Lead Acid)’을 이용한 충전 방식은 지금도 사용된다. 납축전지는 튼튼해서 고장이 적고 낮은 단가에 생산할 수 있다. 다만 배터리 수명이 짧은 게 흠이다. 자동차, 전동 휠체어, 골프 카트, 비상등 등에 활용된다. 소재개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1900년대 후반 니켈-메탈-수소(NiMH)를 원료로 한 2차 전지가 상용화됐다. 이 방식은 의료용, 산업용, 하이브리드 자동차 등에 쓰이지만 일반 소비자용으로는 쓰이지 않는다.
폭발 사고 난 소니, 1위서 4위로
문제는 리튬이온이 구조상 폭발에 취약하다는 점이다. 리튬이온은 내부를 양극·음극으로 나눈다. 이온들이 마이너스 극으로 이동하는 동안 충전되고, 플러스극으로 이동하는 동안 방전된다. 이 양 극 사이를 ‘분리막’으로 나누고, 이온은 회로를 통해서만 오가야 한다. 이번 갤럭시노트7 배터리가 발화를 일으킨 것은 좁은 공간에 고용량 배터리를 만들어 넣는 과정에서 분리막을 얇게 한 것이 원인이 됐다. 분리막 틈으로 플러스극과 마이너스극 이온들이 흘러 만나 폭발을 일으켰다. 리튬이온은 또한 배터리 커버에 불량이 있을 경우 전해용액이 흘러나오는 문제도 생길 수 있다. 2006년대 초반 소니의 노트북 폭발 사건, 2007년 노키아 휴대폰 리콜, 2008년 LG전자 휴대폰 리콜도 모두 리튬 이온 전지에서 발생했다. 특히 소니의 경우 당시 960만개의 제품을 리콜하면서 배터리업계 1위에서 4위로 추락한 뒤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최준호·박태희 기자 joonh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