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때 성균관대 학생인재개발원 산하 인재개발팀이 마련한 취업동아리 프로그램이 큰 도움이 됐다. 개발원 측은 인사담당 경험이 있는 학교 선배 출신 기업인을 외부 강사로 모셔왔다. 이 선배는 e메일을 통해 자소서를 첨삭 지도했다. 메일을 받을 때 마다 자소서는 ‘스토리 텔링’을 갖춘 매력적인 소개서로 탈바꿈했다. 모의 면접 도움도 받았다. 주말을 이용해 동아리 친구 6~7명과 함께 답변 요령을 배웠다. 노 씨는 “평소 말이 빠르고 공격적인 표현 습관이 있다는 걸 미처 몰랐다”며 “답변 내용만큼이나 표현법이 중요하다는 걸 알고 훈련을 통해 고쳤다”고 말했다.
교내 프로그램 이용 땐 취업률 높아
성균관대, 동문 연계 취업동아리제
중앙대 1학년부터 경력개발 시스템
연세대 두뇌성향 분석 ‘브레인 코칭’
이런 결과는 취업준비생 만큼이나 대학도 취업률 높이기에 고민하고 지원책을 마련하면서 가능해졌다. 2000년 이후 각종 조사에서 취업률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성균관대는 국내 최초로 취업동아리 제도를 도입했다. 관심 있는 직무나 기업을 중심으로 학생들이 10명 내외의 모임을 만들면 관련 직무나 기업에 근무하는 동문과 연계해 돕고 채용 시즌엔 외부 강사도 섭외해 취업 뒷바라지를 한다.
취업포털을 만들어 저학년부터 단계적으로 취업준비를 하도록 유도하는 대학도 있다. 중앙대 다빈치인재개발원은 지난해부터 본인의 성향 분석, 진로 탐색같은 취업기초부터 서류준비, 모의면접 신청까지 총망라한 학생 경력개발 시스템 ‘중앙대 레인보우’를 운영하고 있다.
센터 관계자들은 준비 과정에서의 섬세함이 취업 당락을 가른다고 강조한다. 성균관대 한석정 팀장은 "인사담당자에 따르면 지원 기업명을 틀리게 쓰는 경우가 10%가 넘는다”면서 "자소서를 미리 쓰든지 아니면 지원 회사 수를 조금 줄여 집중하는 편이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한 취업사이트의 조사에 따르면 취준생은 하루 평균 2.3개의 자소서를 작성하고 있으며 이들 중 74%가 서류제출 후 실수를 발견한다. 반면 최근 인사담당자들의 서류전형 검토 시간은 평균 11.4분 정도로 2014년 조사 당시 7.8분에 비해 무려 3.6분 정도 늘어났다.
고려대 경력개발센터 안성식 과장은 "지원서든 면접이든 명료해야 한다”며 "스펙을 나열하지 말고 직무 연관성이 있는 스펙을 쓰고 면접에선 장황한 답변 대신 자신감 있게 세 문장 내로 명료하게 답변하는 게 좋다”고 귀띔했다.
목소리 조절로 전달력을 높이라는 조언도 있었다. 연세대 경력개발센터 고제혁 차장은 "면접에선 무조건 큰 목소리를 내기 보다는 목소리 높낮이 조절로 전달력을 높이면 좋다. 답변 내용도 장점은 회사 직무와 관련이 있는 걸로 준비하고 단점은 보기에 따라 장점이 될 수도 있는 사안을 이야기하라”고 조언했다.
이화여대 경력개발센터 민현정 교수는 외국계 기업 지원자를 위한 조언을 들려줬다. 그는 "외국계 기업 입사지원서는 우리나라처럼 항목을 지정해 주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면접을 먼저 준비하면 서류 준비가 좀더 쉬워진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면접 역시 자유롭게 진행되는 만큼 자신을 드러낼 기회가 많은 반면, 준비가 부족한 경우엔 약점이 더 두드러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채용 시장 상황은 지난해보다 나쁠 전망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를 통해 조사한 ‘2016년 500대 기업 신규 채용계획’에 따르면 설문에 응답한 210개 기업 중 절반가량인 48.6%가 올해 신입·경력 채용 규모를 지난해보다 줄일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보다 일자리를 늘린 기업은 11.4%에 그쳤다.
유부혁 기자 yoo.boohye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