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근 의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2년 1월~2016년 6월) 전체 피임약 처방 건수는 105만7126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사후피임약 처방은 62만5658건(59.2%), 일반피임약 처방은 43만1468건(40.8%)이었다. 피임약 복용 10건 중 6건은 사후피임약인 셈이다.
이러한 사후피임약 처방은 시간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지난해 사후피임약 처방 건수는 15만9575건으로 2012년(8만5429건)과 비교해 7만건 이상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20대가 51.8%로 절반을 넘겼고 30대(26.8%)와 40대(11.9%)가 뒤를 이었다. 10대 청소년도 1만4390건(9%)을 처방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한 달에 2번 이상 사후피임약을 복용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오남용 의심’ 사례도 함께 증가했다. 일반적으로 사후피임약은 한 달 1회 복용에 한해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기준 오남용 추정 인원은 5482명으로 2012년(2395명)의 2.3배에 달했다. 특히 오남용 우려는 청소년들에게서 더 심각하게 나타났다. 10대는 2012년 170명에서 지난해 420명으로 2.5배가 됐다.
청소년들이 사후피임약을 많이 찾는 건 평상시 피임 지식 등이 취약한 점과 연결된다. 질병관리본부의 청소년건강행태온라인통계에 따르면 청소년 성교육 경험률은 지난해 기준 73.3%로 집계됐다. 청소년 10명 중 3명은 제대로 된 성교육을 받지 못 하는 것이다. 피임 실패 등으로 원하지 않은 임신을 한 청소년들은 ‘낙태’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임신한 여학생의 인공임신중절수술 경험률은 지난해 73.6%로 나타났다. 아기를 가진 청소년 4명 중 3명은 낙태를 통해 아기를 포기하는 셈이다.
인재근 의원은 "사후피임약은 인체 호르몬을 조절하는 약이라서 복용 전 유의사항 등에 대해 정확히 숙지해야 한다. 특히 임신ㆍ출산 관련 질환 위험에 노출되기 쉬운 청소년들에게 피임 관련 정보를 적극적으로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