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중앙신인문학상] 거대담론·추상성 벗고 ‘해야 할 말’ 안착

중앙일보

입력 2016.09.23 01:12

수정 2016.09.23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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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 중인 평론가 정홍수(왼쪽)·김미현씨.

본심의 대상이 된 총 5편의 평론들이 지닌 덕목은 거대 담론이나 추상적 개념의 과부하로부터 벗어나 ‘하고 싶은 말’들을 ‘해야 할 말’들로 안착시켰다는 것이다.

차분해진 만큼 단단해진 평론들이었다. 그럼에도 ‘‘입’을 통한 파괴와 생성의 미학’(신수진)은 김민정의 시를 도식적인 발전 논리로 파악하는 한계로부터 자유롭지 못했고, ‘한국 시인들에게 나타난 우주문학론의 징후’(김목성)와 ‘정용준의 자유론’(남병수)에서 각각 중심이 된 ‘우주문학론’과 ‘자유’는 지나치게 포괄적인 개념이었다.

평론 심사평

‘거리 두기를 통해 살아나는 타자의 삶’(박민규)에서는 조해진 소설의 타자가 증언하는 주체와의 관계가 당위론적으로 제시된 점이 아쉬웠다.

당선작인 ‘‘비정형(informe)’의 상상력’(박동억)은 함기석·정재학·황병승의 시를 각각 추(醜)·게니우스·동성애 등을 중심으로 한 ‘비정형성’을 통해 해체와 재영토화를 모두 내파한다고 본다.

정재학 시의 경우 다소 비약적인 해석이 드러나지만, ‘저급 유물론’의 시대성과 연관시키는 점도 시사적이다. 스스로 제기한 질문을 성실하게 감당하면서 ‘할 수 있는 말’을 새롭게 발굴해낸 안목과 저력에 믿음과 기대를 보낸다.


◆ 본심 심사위원=정홍수·김미현(대표집필 김미현)

◆ 예심 심사위원=정끝별·이수형
 
평론 본심 진출작(5편)
 김목성 ‘한국 시인들에게 나타난 우주문학론의 징후’

 남병수 ‘정용준의 자유론-진정한 구원으로 향하는 문학 고유의 돌파력을 추동하다’

 박동억 ‘‘비정형(informe)’의 상상력’-함기석·정재학·황병승 시의 경우’

 박민규 ‘거리 두기를 통해 살아나는 타자의 삶-증언문학의 관점에서 본 조해진의 소설들’

 신수진 ‘‘입’을 통한 파괴와 생성의 미학-김민정의 시 세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