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반기문 지난 10년 고민·성과 알 수 없어”

중앙일보

입력 2016.09.22 02:00

수정 2016.09.22 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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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경필

새누리당 대선후보군으로 분류되는 남경필 경기지사가 21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겨냥해 “지난 10년 동안 대한민국의 구조적 변화에 대해 얼마나 고민을 했는지 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 지사는 이날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국가에 굉장히 중요한 자산인 반 총장이 내년 1월 귀국하신다니 반가운 마음이 든다”며 “다만 이 땅에 발을 대고 우리 사회에 대한 깊은 성찰과 고민을 해 온 사람이 대통령으로서 자격이 있다는 게 헌법 정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관훈토론회서 공개적으로 비판
“이 땅에 발 대고 깊은 성찰한 이가
대통령 자격 있다는 게 헌법 정신”

남 지사는 “기존 정치세력의 교체를 위해 반 총장과 협력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한 패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남 지사는 또 “10년 동안 유엔 사무총장을 하시면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반 총장의 노력이 잘 보이지 않고 성과도 알 수 없다”며 “돌아오시면 이에 대한 답도 국민께 드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여당 대선후보군 중에서 반 총장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적 발언을 한 것은 남 지사가 처음이다.

새누리당 한 관계자는 “현재 1%대 지지율에 머물고 있는 남 지사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반 총장을 전략적으로 공격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남 지사는 이달 초엔 자신의 예비 공약인 모병제를 “정의롭지 못하다”고 비판한 유승민 의원에 대해서도 “히틀러도 자신은 정의롭다 생각했을 것”이라고 공격했었다. 이 때문에 남 지사는 ‘인파이터형’ 주자로 불리고 있다.

남 지사는 반 총장에 대한 자신의 비교우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야당·여당 시절 국회의원을 모두 해봤고 도지사를 하면서 우리 사회의 근본적 변화와 문제점을 바닥부터 누구보다 깊게 고민해 왔다”며 “최소한 1만 시간 이상 고민을 해 왔고, 나름의 해법을 국민께 제시하고 있는 게 (반 총장과의) 차별점”이라고 말했다.

남 지사 측 관계자는 “반 총장을 공격하겠다는 사전 의도를 갖고 토론회에 나간 건 아니다”며 “처음부터 모든 질문에 숨김없이 의견을 밝힌다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남 지사는 22일 인하대 특강에서도 모병제, 수도 이전, 생활임금제 등 본인의 기존 정책 구상을 설명할 예정이다. 남 지사는 대선 출마 선언 시점에 대해선 “내년 초에 제 자신을 잘 돌아본 뒤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최선욱 기자 isotop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