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주 동안 관련 자료를 찾아보며 설계도를 완성한 우리는 이제 무엇이든 마음만 먹으면 만들 수 있을 것 같았어. 자신감은 하늘을 찌를 듯 했고 각자의 프로젝트를 설명하기 위해 나선 발걸음은 가벼웠지. 하지만, 이 모든 기분은 멘토 선생님의 질문을 받고 순식간에 달라졌어. 무슨 질문이냐고? 간단하지만 심오한 질문이지. “왜 만드는 거니?”
도전! 영 메이커 ② 진정한 메이커가 되는 질문
물론 자신 있게 대답하는 도전자도 있었지. 선영이는 지진 사고 현장처럼 구조대원이 들어가기 위험한 곳에 사람 대신 들어가 상황을 살필 정찰 로봇이 필요하기 때문에 만든다고 설명했고, 다연이는 생일날 터트리는 폭죽을 보고 불이 붙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이번 도전을 통해 불 날 걱정 없는, 아이들이 쓰기에도 안전한 폭죽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지.
‘왜’라는 질문에 우리 모두는 진지해졌어. 만드는 과정보다 쓸모에 대해서 생각하게 됐지. 아마도 멘토 선생님이 ‘왜’라는 질문을 던진 건, 다른 사람을 한 번 더 생각해보고, 물건의 진정한 가치를 신중하게 생각해 보라는 의미가 아니었을까 싶어. 우리는 단순히 물건을 직접 만드는 메이커가 아니고, 다 함께 만들고, 즐기고 남기고, 배워서 남 주는 영 메이커에 도전하는 것이니 말이야.
프로토타입 만들기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직접 만드는 실행단계로 넘어갔어. 여러 차례 설계도를 꼼꼼히 그렸으니 오늘은 분명 멋진 작품이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지. 하지만 현실은 냉정했어. 계획을 세울 때만 해도 다 만든 것 같았는데, 10분 넘게 설계도를 보고 또 봐도 무엇을 먼저 만들어야 할지 막막한 거야. 설계대로 만들었다가 작동하지 않으면 어떡하나 걱정도 되고. 우왕좌왕하는 우리에게 멘토 선생님은 프로토타입을 먼저 만들어보라고 힌트를 줬어.
설계도를 다시 그리는 사태도 발생했어. 곤충의 날개를 응용해 정찰로봇을 만들기로 계획한 선영이는 고무 찰흙과 우드락을 활용해 프로토타입을 만들어보고, 곤충의 날개와 같은 방법으로 하늘을 나는 건 무리라고 판단했어. 대신 날개 역할을 드론에게 맡기기로 했지. 누구보다 먼저, 손쉽게 완성할 것이라고 자신하던 찬솔이도 프로토타입으로 만든 종이 총이 발사되지 않자, 원점으로 돌아가 무엇을 놓쳤는지 천천히 살펴보기로 했어.
영 메이커 프로젝트
‘국내에 올바른 메이커 교육문화를 만들자’라는 취지로 메이커 교육 코리아에서 기획한 프로젝트입니다. 메이커 교육 코리아는 교사, 중장비업체 대표, 대학교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어른들이 한국형 메이커 교육 체계를 만들기 위해 연구하는 모임이죠. 영 메이커 프로젝트 과정은 물론 해외 메이커 교육 자료를 번역해 메이커 교육을 원하는 모든 사람에게 공개할 예정입니다.
우리와 함께 영 메이커 도전에 나선 소년중앙 독자들을 위해 메이커 스페이스를 소개할게. 메이커 스페이스는 물건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3D 프린터, 레이저 커터 같은 장비를 갖춘 공간으로 메이커들의 기지 같은 곳이지.
과천과학관 무한상상실 문의 02-3677-1500 홈페이지 sang sangmaker.kr 주소 경기도 과천시 과천동 758 | 상상을 현실로 만들 수 있는 공간이야. 3D 프린터부터 3D 스캐너, 레이저 커터 같은 장비 사용법을 배우고 실제로 사용해 나만의 창작물을 만들 수 있어. 친구들과 함께 작업할 수도 있고 전문가에게 노하우를 배울 수도 있지. 위치는 지하철 4호선 대공원역 6번 출구 바로 앞이야. 휴관일은 매주 월요일. 이용시간은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 요금은 어른 4000원, 어린이 2000원이야.
성수메이커 스페이스 문의 02-2115-0503 홈페이지 makers pace.tistory.com, www.facebook.com/ssmakerspace 주소 서울 성동구 성수이로22길 37 | 사물인터넷(IoT) 제작자를 위한 시설이 잘 갖춰진 곳이야. 제작체험 관련 워크숍이 활발하지. 또 CNC라우터(조각기)나 3D 프린터 같은 장비의 기초교육을 받을 수 있어. 매달 열리는 특별 교육프로그램도 흥미로워. 다음 달은 드론 제작 교육이야. 지하철 2호선 성수역 2번 출구에서 약 300m 거리에 있어. 휴관일은 주말과 공휴일. 이용시간은 오후 1시에서 9시. 공간 및 장비 이용요금은 모두 무료야.
팹랩-서울(fablab-seoul) 문의 070-7743-0806 홈페이지 www.fablab-seoul.org, www.facebook.com/fablabseoul 주소 서울 종로구 청계천로 159 가-550 세운상가 | 팹랩은 디지털 제작 실험실(DIGITAL FABRICATION LABORATORY)의 약자야. 팹랩은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어. 3D 프린터 등 총 16종류의 장비를 이용할 수 있지. 지하철 5호선 을지로4가역 3번 출구에서 400m 거리야. 세운전자상가로 검색해서 찾아가도 좋아. 세운전자상가 안에 있거든. 휴관일은 주말과 공휴일. 이용시간은 오전 10시에서 오후 6시. 장비당 이용 요금이 다르니 홈페이지를 참조하는 게 좋아.
콘텐츠 코리아 랩 문의 02-2161-0000 홈페이지 www.ckl.or.kr 주소 서울 종로구 대학로 57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2·10·14·15층 | 영상 관련 메이커들의 놀이터이자 연구실이야. 카메라·조명 같은 스튜디오 장비들을 대여할 수 있지. 3D lab장비도 빌릴 수 있는데, 아주 아주 신기해. 메이커들이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메이커스 리그 같은 공모전도 활발하게 열리는 곳이야. 지하철 1호선 종로5가역 2번 출구에서 이화사거리 방면으로 800m거리에 있어. 휴관일은 공휴일(주말 제외). 이용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 이용요금은 모두 무료고 예약은 필수야.
서울시 디지털 대장간 문의 02-718-9966 홈페이지 www.digital-blacksmithshop.com 주소 서울 용산구 청파로 112 나진상가 | 메이커 문화 확산과 창업 활성화를 꿈꾸는 아이디어 공작소야. 기초교육부터 심화교육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 내 수준에 맞는 프로그램을 고를 수 있지. 또 매주 화·목요일에는 전문가와 1:1상담이 가능해. 지하철 1호선 용산역 3번 출구에서 600m거리에 있어. 휴관일은 매주 월요일과 일요일. 이용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 이용요금은 모두 무료고 예약은 필수.
국립현대미술관 무한상상실 문의 02-3701-9606 홈페이지 goo.gl/cG0MKq 주소 서울특별시 종로구 삼청로 30 | 미술 콘텐트 중심의 메이커스페이스야. 어린이·청소년 대상 강좌가 많이 개설돼 있어. 3차원 영상미술, 조명미술, 3D프린터를 활용한 디지털 미술, 드론 등에 관심이 많은 학생에게 특히 유용하지. 각종 디지털 장비를 활용해볼 수 있고 내 아이디어를 등록해 사람들과 공유할 수도 있어. 지하철 3호선 안국역 1번 출구에서 800m 거리에 있어. 경복궁 건너편이지. 휴관일은 매주 월요일. 이용시간은 오전 10시에서 오후 6시. 이용요금은 4000원이야.
글·사진=황정옥 기자 ok76@joongang.co.rk, 사진=메이커 교육 코리아, 영 메이커 도전자=김다연(강원도 남부초 4)·김찬솔(강원도 대룡중 2)·김혜나(서울 신용산초 5)·박서영(서울 신용산초 6)·박태근(강원도 동춘천초 4)·배연우(서울 용동초 5)·사수현(인천 부원여중 1)·서선영(서울 방산초 3)·서윤진(인천 부원여중 1)·서현우(서울 방산초 5)·성지호(서울 언주초 3)·안예림(서울 언북초 5)·정희윤(성남 이매초 1)·조은서(인천 부원여중 1)·조준현(서울 상암중 3)·지민건(서울 신용산초 6)·지민호(서울 신용산초 5)·최수한(수원 매여울초 4)·최영진(수원 매여울초 6), 정리=황인철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