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은 두 팔을 한쪽으로 펼치는 세리머니를 펼치며 멀티골을 자축했다. 프리미어리그 통산 최다 골 기록(260골)을 보유한 앨런 시어러(잉글랜드) BBC 해설위원은 손흥민의 골에 대해 “아름다운 마무리였다(beautiful finish). 해결 능력이 대단하다”고 칭찬했다.
올 시즌 첫 출전경기 2골 1도움
휴식기 때 매일 500개씩 슈팅 연습
양발 자유자재로 쓰는 필살기 익혀
레버쿠젠에서 활약했던 2014-15 시즌에는 17골 중 9골을 이 위치에서 성공시켰다. 프리미어리그로 무대를 옮긴 2015-2016 시즌에도 손흥민은 페널티 박스 좌우 측면에서 강한 면모를 보였다. 지난 1월 레스터시티와 경기에선 페널티 박스 오른쪽에서 시속 108.4㎞짜리 오른발 무회전킥으로 골을 넣었다.
‘손흥민 존’은 하루 아침에 만들어진 게 아니다. 손흥민은 8세 때부터 중3 때까지 강원도 춘천에서 아버지 손웅정(54)씨의 개인지도를 받았다. 현대와 일화 등에서 프로축구 선수로 활약하다 부상으로 28세에 은퇴한 아버지 손씨의 지도를 받으며 그는 하루에 1000개가 넘는 슈팅 훈련을 했다. 성인 무대에 진출한 2010년부터는 여름 휴식기마다 페널티 박스 좌·우측 부근에서 하루에 각각 250번씩, 총 500차례의 슈팅 훈련을 했다.
손웅정 씨는 “이 위치에선 경기당 1~2번씩은 꼭 기회가 오게 마련이다. 어릴 때부터 양발을 모두 쓰게 했기 때문에 흥민이는 양쪽 측면에서 모두 슈팅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손흥민은 이날 맹활약을 펼치며 이적설과 부진 논란을 한꺼번에 잠재웠다. 프리미어리그에서 2년째를 맞는 손흥민은 8월 리우 올림픽에 출전한데다 토트넘에선 주전경쟁에서 밀려 개막 후 3경기 연속 결장했다. 최근까지 독일 볼프스부르크 이적설이 나돌았다.
그러나 손흥민은 올시즌 첫 출전 경기에서 진가를 입증했다. 영국의 스카이스포츠는 손흥민에게 평점 10점 만점 중 9점을 부여하면서 경기 최우수선수(Man of Match)로 선정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44) 토트넘 감독은 “손흥민의 활약 덕분에 무척 행복하다. 그는 팀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토트넘은 9월 한달동안 프리미어리그, 챔피언스리그, 리그컵 등에 걸쳐 총 6경기를 치르는 빡빡한 일정을 앞두고 있다.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 무대에서 다시 뛸 수 있어서 무척 흥분된다”면서 “두 골을 어시스트한 에릭센의 패스에 감사할 뿐이다. 나는 그저 발만 갖다 댔을 뿐”이라고 밝혔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