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와 한국의 인연은 2004년 시작됐다. 미국의 소프트웨어 회사에서 모바일 엔지니어로 일했던 그는 한국 거래처의 오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로 6주 장기 출장을 왔다. 그는 “퇴근 후 매일 술을 마시고 술잔이 비자마자 또 술을 권하는 문화가 처음엔 무서웠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세 정이 들었다. “특히 한식이 너무 좋아 미국에 돌아가서도 거의 매주 한인식당을 찾았다”고 했다.
자메이카 출신 강사 무네어 심슨
그는 2000년 컴퓨터 게임 ‘철권 3’를 하면서 카포에이라를 알게 됐다. “게임 속 ‘에디 고르도’란 캐릭터의 무술이 멋져 보였다. 캐릭터 실제 모델인 카포에이라의 고수를 찾아 미국 버클리까지 가서 배웠다”고 했다.
“카포에이라는 누구나 연습하면 할 수 있는 운동이에요. 다리가 하나인 사람도 할 수 있죠. 카포에이라를 통해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힘을 알게 됐어요. ”
그는 2012년 회사를 그만둔 후에도 줄곧 한국에 머물며 카포에이라를 가르치고 있다. 카포에이라의 메시지가 한국 사회에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서다. 그는 “그동안 가르친 제자가 158명(SK 동아리 회원 포함)”이라고 꼽으며 자랑스러워하지만, 경제적으로는 쉽지 않은 생활이다. 20여 명의 수강생들에게 받는 월 20만원 내외의 수업료로 스튜디오 임대료와 운영비 대기도 빠듯하다.
“자메이카의 부모님은 빨리 돌아오라고 성화시죠. 하지만 내 내면의 목소리는 계속 한국에 있으라고 합니다. 그 목소리를 따르는 용기를 카포에이라가 가르쳐 주네요.”
글=이지영 기자 jylee@joongang.co.kr
사진=김춘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