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6일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05위 시리아와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2차전에서 무기력한 경기 끝에 득점없이 비겼다. 지난 1일 중국과의 홈 1차전에서 3-2로 진땀승을 거둔 데 이어 또 한 번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겼다. 우즈베키스탄(2승)에 조 선두를 내줬고, 이란(1승1무)에는 골득실에 뒤져 조 3위까지 떨어졌다.
컨디션 안좋은 해외파 고집하고
어느 팀 만나도 4-2-3-1 포메이션
공격패턴 노출 상대 수비 못 뚫어
선수단 운영 방식도 논란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엔트리를 23명으로 구성할 수 있는데도 20명만 뽑았다. 석현준(25·트라브존스포르)은 소속팀 적응을 위해 아예 뽑지 않았고, 손흥민은 중국전에서 활용한 뒤 소속팀 요청으로 돌려보냈다. “선수들을 배려한 것”이라는 설명을 내놓았지만 오판이자 오만이었다. 공격수 황의조(24·성남)를 뒤늦게 뽑았지만 막상 시리아전에는 조커로 쓸만한 선수가 없어 2명만 교체 투입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꾸준히 국내 프로축구 K리그 경기장을 돌아다녀 ‘암행어사’라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대표팀 명단은 컨디션이 안좋은 유럽파와 중국파·중동파 등 해외파 위주로 채웠다. K리거는 이재성(24·전북) 등 4명 뿐이었다.
이천수(35) JTBC 해설위원은 “슈틸리케 감독이 몸상태가 좋은 K리거들을 중용할 필요가 있다. 유럽파 선수들도 소속팀 주전경쟁을 이겨내고 컨디션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K리그에서 제3의 전성기를 구가 중인 공격수 박주영(31·서울)이나 키 1m97cm의 장신 공격수 김신욱(28·전북) 등을 뽑아 선수 구성을 다변화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선수단 체력 관리도 문제다. 한 위원은 “선수들이 중국전에선 후반 20분 이후 체력이 뚝 떨어졌다. 시리아전에서도 경기 내내 체력에 문제를 보였다”면서 “카를로스 아르무아(67·스페인) 코치가 피지컬 코치를 병행하는데, 선수들의 체력과 컨디션을 전문적으로 관리할 피지컬 코치 발탁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최종예선 3·4차전 상대팀 카타르와 이란은 침대축구로 악명 높다. 안 위원은 “침대축구는 농구의 작전타임처럼 흐름을 끊는 특징이 있다. 그라운드에서 베테랑 선수가 심판에 적극 항의하고, 공격 흐름을 이어갈 수 있도록 분위기를 잡아줘야 한다”고 말했다.
송지훈·박린 기자 milkym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