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 올림픽이 열렸던 8월은 브라질에선 겨울이다. 물론 겨울이라 해도 리우는 섭씨 18~23도를 유지한다. 한국으로 치면 이른 봄이나 가을 날씨다. 상파울루는 더 낮아 9~13도 정도로 내려가는 일도 잦다. 이 정도면 브라질 사람은 춥다며 집 밖으로 나가기를 꺼린다.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는 일이 거의 없지만 일부 지역에선 몇 십 년에 한 번쯤 눈이 내리기도 한다.
이런 브라질의 겨울을 즐기다 인천공항으로 돌아오면서 비로소 ‘폭염’ ‘숨이 턱턱 막힌다’ ‘땀이 비 오듯 흐른다’라는 말의 뜻을 이해하게 됐다. 주차해 둔 차는 거의 찜질방 불가마 수준으로 뜨거웠다. 휴대전화에선 ‘폭염경보’가 울렸다. 더 문제는 집이었다. 그나마 차에는 에어컨이 있지만 집에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며칠간 사람들이 ‘침대에서 수영했느냐’고 물어볼 정도로 땀을 뻘뻘 흘리며 버티다 결국 미니 에어컨을 사고야 말았다.
한국의 매력 중 하나가 ‘사계절이 뚜렷한 기후’다. 계절에 따라 다양한 스포츠를 즐기고 추억을 만들며 제철 과일을 먹을 수 있는 것은 축복이다. 하지만 불편한 점도 꽤 있다. 철마다 옷도 따로 필요하고 이를 보관하려면 옷장도 커야 한다. 특히 두꺼운 겨울 이불은 처치 곤란이다. 여름에는 냉방비, 겨울에는 난방비 때문에 걱정이다.
이번 한국의 여름은 정말 브라질이 그리워질 정도로 힘들었다. 누구보다 추위를 싫어하는 내가 빨리 겨울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릴 정도니까 말이다. 물론 겨울이 되면 이 열기를 그리워하겠지만.
카를로스 고리토 [JTBC ‘비정상회담’ 출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