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여기서 나오세요?”라고 묻자 그는 “어…. 어제 차에서 잠들어버렸어요. 금방 나올 테니 잠깐만 기다려주세요”라며 집으로 뛰어 들어갔다.
더민주 당 대표 후보 동행 르포
집에 들어가 10여 분 만에 새 단장
부인과 하이파이브하고 각자 출근
통화 목록에 아내는 우리 보물‘우보’
“강한 대선주자 만들기 위해 출마
공정 경쟁 없이 후보 뽑으면 또 져”
차에 오른 이 후보는 “내가 한번 잠들면 잘 못 깨요. 차가 호텔이지 뭐, 카니발 호텔…”이라고 말했다. 그의 통화 목록엔 ‘우보님’이라는 이름의 부재중 통화가 6통 찍혀 있었다. 그는 “우보는 ‘우리 보물’, 우리 집사람”이라며 껄껄 웃었다. 선거 얘기를 꺼내니 표정이 진지하게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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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당대회에 출마한 이유가 뭔가.
- “정권 교체를 할 수 있는 강한 대선후보를 만들기 위해서다. 나는 문재인 전 대표를 절대 싫어하지 않는다. 다만 정해진 수순으로 구성된 친문 지도부가 공정한 경쟁 없이 문 전 대표를 후보로 만들어서는 이번에도 또 질 수밖에 없다. 나는 문 전 대표에게도 약이 되지 결코 독이 아니다.”
- 일각에서는 원내대표 시절 당무 거부 전력을 들어 문 전 대표를 돕지 않을 거라는 말도 있다.
- “당무 거부는 분당을 막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공정한 경선에서 당심과 민심이 문 전 대표를 선택한다면 나는 당연히 누구보다 앞장서서 온몸을 던져 도울 것이다.”
승용차가 안양 지역 시의원 등 50여 명과의 조찬 장소에 도착했다. 모임에선 ‘필승’이란 구호가 계속 들렸다. 모임이 끝난 뒤 이 후보는 지지자는 물론 시민들의 촬영 요청에 계속 응했다. 이 후보는 “내가 사람들을 중간에 잘 못 끊어요. 그러다 보니 종종 다음 일정에 늦어 ‘지각 종걸’이란 말을 들었죠”라고 말했다.
- 모든 후보가 당의 확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 후보의 확장 전략은.
- “빈곤화되고 있는 장년층에게 신뢰를 줘야 한다. 안보와 외교 분야에서 우리를 종북집단으로 여기는 프레임이 계속 작동하는 한 우리가 아무리 훌륭한 복지와 경제 정책을 제시해도 들으려 하지 않는다. 종북 프레임만 깨면 더 진보적 정책도 자신 있게 제시할 수 있다.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도입 과정에 반대하면서도 당론을 정하지 않은 김종인 대표에게 많은 걸 배웠다.”
- 김종인 대표의 역할이 계속 필요하다는 뜻인가.
- “김 대표의 실용주의는 선명성 경쟁으로 선거를 앞두고 당이 대중과 유리될 때 터지게 될 ‘종북폭탄’을 막을 강력한 무기다. 과거 집권했을 때의 공통점은 DJP연합, 노무현-정몽준 후보 단일화 등 확장의 카드였다. 김 대표는 그런 가능성의 다리 역할을 할 수 있다. 야권 통합만으로는 부족하다. 기존의 정체성에서 생각을 바꾼 새 야권을 창출하지 않으면 대선 승리를 낙관할 수 없다.”
글·사진=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