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 당국에 따르면 이 남성은 10일 가벼운 설사와 복통 증세가 있어 광주광역시 미래로21병원에 입원했고 이 병원이 1인실에 격리해 18일 보건소에 신고했다. 22일 실험실 검사에서 콜레라 균 감염을 확인했다. 이 환자는 항생제 등의 치료를 받고 증세가 사라져 20일 퇴원했다. 콜레라 관리 지침에 따르면 설사 증상이 사라진 후 48시간 격리하도록 돼 있다.
이 남성은 증세를 보이기 전 가족(부인, 자녀 둘)과 함께 경남의 바닷가로 피서를 다녀왔으며 피서지에서 회를 먹었다. 보건 당국은 이 횟집에서 감염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콜레라균은 비브리오 콜레라균으로 불리며 생선 등 해산물에 들어 있다가 사람한테 옮긴다.
이 남성의 가족과 직장 동료는 아직까지 증세가 없다. 보건 당국은 가족도 증세가 없는 ‘무증상 감염자’일 가능성이 있어 감염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2001년 영남지역 대규모 콜레라 유행(162명 감염) 때 원인은 횟집이었다.
보건 당국 관계자는 “이 남성이 가족 여행 기간 동안 행선지를 말하지 않고 있어 신용카드 사용 내역을 조회해 횟집 등을 수소문하고 있다”며 “역학조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콜레라는 서남아시아·아프리카 등지에서 많이 발생하는 대표적인 수인성 감염병이다. 오염된 어패류를 섭취하거나 오염된 지하수를 마시면 감염된다. 드물게 환자의 대변이나 구토물에 접촉해서 감염되기도 한다. 감염력이 강해 1군 법정감염병으로 분류돼 있다. 주로 날 것이나 설익은 해산물을 통해 전파된다. 균의 잠복기(감염 후 증상 발현까지 걸리는 기간)는2~3일(최소 6시간~최대 5일)이다. 갑작스럽게 통증 없이 쌀뜨물 같은 설사를 하거나 구토를 동반한다. 복통이나 발열은 거의 없다. 무증상 감염자가 많다.
전해질을 신속히 보충하거나, 중증일 경우 항생제 치료를 병행한다. 장 운동을 줄이는 지사제는 오히려 위험하다. 안전한 물을 마시고 오염된 음식을 섭취해서는 안 된다. 물과 음식물은 끓이거나 익혀 먹어야 한다. 손씻기를 생활화해야 한다. 백신은 있긴 하지만 효과가 불충분해서 권장하지 않는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sssh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