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북한 외교관들의 탈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외국물 좀 먹은 엘리트층에서 북한 체제에 염증을 느끼는 이들이 많다는 뜻입니다. 주목할 만한 변화는 이념 전향이나 문책 회피에 따른 탈북에 이어 이민형·생계형 탈북이 눈에 띈다는 점입니다. 자녀 교육비 감당하기 어려워, 더 나은 삶을 위해, 그토록 숭배하던 북한 체제를 버린다는 겁니다. 어제 대대적으로 보도된 태영호의 경우도 자녀의 장래 문제가 중요한 탈북동기였다 합니다. 이런 사례가 북한 엘리트층에겐 상당한 동요와 충격을 안겨줄 것으로 보입니다. 김정은은 체제단속과 공포정치를 더 강화하겠지만, 누를수록 내부압력은 더 커지기만 할 겁니다.
마당발, 하면 사회생활의 큰 강점으로 여겨지곤 했습니다. 프로필 쓸 때 마당발이라는 표현을 선호하는 분들이 적잖습니다. 그들에게 인맥은 곧 재산입니다. 그런데 이것도 지나치면 탈입니다. 인간관계의 폭이 어느 정도 이상 넓어지면 깊이가 얕아지는 법입니다. 타산적인 목적의식에 따라 지나치게 넓게 구축해 놓은 인맥망에 되레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는 겁니다. 휴대폰에 등록돼 있는 전화번호는 천 단위가 넘지만, 정작 외로울 때 연락할 만한 이가 몇이나 됩니까. 우리 주변에서 나타나는 '관계확장의 역설'을 중앙일보가 짚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