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의 제목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대선출마설로 그의 고향이 떠들썩하다(With talk of Ban running for South Korean Presidency, his hometown is abuzz)'다.
이 기사를 쓴 안나 파이필드 WP의 도쿄 지국장은 이 지역의 반 총장에 대한 열광을 두고 북한과 다를 바 없다고 평했다.
기사는 마을 입구에 걸린 ‘음성은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고향입니다'라고 적힌 거대 현수막에 대한 묘사로 시작된다.
이어 반 총장 조형물이 있는 반기문로, ‘반기문컵 국제태권도대회' 현수막이 걸려있는 반기문 플라자, 반기문 생가 등을 차례로 언급했다. 반기문 생가에 있는 한 방 앞에는 ‘이 방은 반기문이 태어난 방 입니다'라는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고 소개했다.
또 반 총장의 삶을 이야기해주는 박물관도 있는데 그곳에는 반 총장이 말한 19개의 명언이 담긴 책자도 받을 수 있다. 명언 중에는 ‘겸손한 것이 현명한 것이다'라는 말이 있었다.
파이필드 기자는 이에 대해 "여기는 한국"이라며 "북한에 있는 김일성 숭배 박물관들과 기념물을 보고 온 사람들이 아마 DMZ에서 길을 잘못 들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이다"라고 썼다.
또 반 총장의 사무총장 임기는 오는 12월에 끝나고, 한국 대선은 그 1년 뒤인 상황에서 "야당은 내분으로 인한 수렁에 빠져있고, 박근혜 대통령의 뒤를 잇는 확실한 보수 진영의 계승자가 없는 한국의 정치지형"이라는 점 때문에 반 총장이 대선 출마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반 총장이 지난 5월 한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내가 내년 1월에 돌아왔을 때에는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올 것이다. 그때가 내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무엇을 할지 고민하고 결정할 시기"라고 했던 말을 언급하며 "침묵으로 일관하던 과거와 비교해 달라진 행보"라고 평가했다. 또 서울의 정치평론가들이 "반 총장이 대선에 출마한다면, 그의 인지도와 명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선거에 승리할 것"이라고 했던 말도 인용했다.
지난 5월 그의 연설 이후로 반총장의 생가와 박물관의 주말 방문자는 두 배 이상 증가했으며, 방문객들은 반 총장이 이용했던 의자에 앉아 사진을 찍을 수 있고, ‘반기문 총장의 영어연설문 경진대회' ‘반기문 마라톤'에 관해서도 알 수 있다는 것도 소개했다.
파이필드 기자가 만난 이필용 음성군수의 명함에는 '반기문의 고향'이라고 적혀 있었으며, 집무실에는 반 총장과 이 군수가 함께 찍은 사진이 걸려 있었다고 전했다.
박혜민 기자 park.hyem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