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중국·일본 3개국 순방에 나선 마크 밀리 미 육군 참모총장은 16일 첫 방문지인 베이징에서 리쭤청(李作成) 중국 인민해방군 육군 사령원(사령관)과 회담했다. 지난해 연말 단행된 인민해방군 편제 개편과 함께 리 사령원이 취임한 이래 첫 만남이었다. 중국군 수뇌부의 전용 건물인 8·1 대루(大樓)에서 열린 양자회담은 2시간가량 이어졌다.
미·중 육참총장 베이징서 공방
밀리 총장은 이밖에 남중국해에서의 항행 문제와 대만해협 등 현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미 육군은 회담 뒤 발표한 성명을 통해 “밀리 총장이 미국은 국제법 준수에 전념할 것이며 중국 측을 향해서도 지역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국제법을 준수할 것을 촉구했다”고 전했다.
중국 국방부의 발표문에 따르면 리 사령원은 “사드와 남중국해, 대만해협 문제 등은 모두 중·미 관계에 악영향을 주기 쉬운 문제”라며 “미국이 이 문제를 고도로 중시하고 적절하게 처리하기를 희망한다”고 발언했다. 리 사령원이 사드에 관한 밀리 총장의 발언을 반박하면서 사드 배치 결정을 재고할 것을 촉구했다는 의미다. 또 남중국해 영유권 문제와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 등에 대해 미국이 개입하지 말 것을 촉구하는 메시지도 담겨 있다.
이날 회담에서는 또 밀리 총장이 돌발 사건이나 오판에 의한 위기 상황을 예방하기 위해 양측 간 소통 채널을 구축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미 육군 측은 밝혔다.
이에 대해 리 사령원은 “중·미 양국이 신형 대국관계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양국 군사 관계는 양국 관계의 건강하고 안정적인 발전에 적극적인 역할을 했다”고 평가하면서 양국 군이 협력강화, 갈등의 적절한 처리, 리스크의 관리·통제 등을 해 나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베이징 방문을 마친 밀리 총장은 17일 한국에 도착했다. 그는 19일까지 한국에 머무르면서 사드의 주한미군 배치 계획을 점검할 예정이며 한국 군 간부들과도 만날 계획이다.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yyjun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