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색이 강했던 사우바도르와 달리 계획도시이자 수도답게 깔끔한 풍경이 인상적이더군요.
올림픽을 취재하기 위해 전 세계의 기자들은 메인프레스센터(MPC)를 베이스캠프로 삼고 개최도시 곳곳에 배치돼 있는 경기장으로 이동해 취재를 합니다.
반면 개최도시뿐 아니라 다른 도시에서도 열리는 올림픽 축구는 따로 MPC가 있지 않고 각 경기장마다 프레스 워크룸과 기자회견실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습니다.
선수들을 취재하기 위해 피지를 제외하고 한국, 독일, 멕시코의 기자들도 한곳에 모였습니다. 세 나라 말이 모두 다르다보니 워크룸에서 공지사항을 알리는 칠판엔 각 나라마다 인사말이 적혀있습니다. 한국의 인사말을 'Ahn nyung!(안녕!)'이라고 한 게 재미있습니다. ^^;
저도 독일, 멕시코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선수와 현재 분위기를 들어보고, 기사 작성에 활용했습니다. 반대로 독일 4명, 멕시코 1명의 기자에게는 취재를 당했습니다. 대표팀의 에이스 손흥민에 대한 이야기와 신태용 감독의 전술에 대한 질문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러나 경기 내용에 따라 희비가 엇갈립니다. 멕시코와 독일 경기에선 정식으로 팀이 소집된 지 6일 만에 경기를 치렀음에도 불구하고 전 대회 우승팀 멕시코와 비긴 독일 기자들의 분위기가 좋았던 반면 한국과 독일 경기가 끝났을 때는 한국 쪽의 분위기가 더 나은 편이었습니다.
경기할 때는 선수들 못지않게 각 나라 기자들 사이에서도 묘한 긴장감이 형성되지만 경기가 끝나고 나면 서로 격려하기도 합니다. 저도 독일전이 끝난 뒤, 옆 테이블에 있던 독일 기자가 먼저 다가와 '8강에 갈 자격이 있다. 잘 준비했더라. (멕시코전에서도) 행운을 빈다'면서 인사를 받기도 했습니다. (축구대표팀 덕을 은근히 봤네요. ^^;)
서로 알아보고 '이렇게 또 만나니 참 재미있네'라고 웃으며 인사를 나눴습니다. 과연 11일 새벽(한국시간) 한국-멕시코 경기가 끝나면 어떤 기자가 웃게 될까요?
◇리우 취재팀=윤호진ㆍ박린ㆍ김지한ㆍ김원 중앙일보 기자, 피주영 일간스포츠 기자, 이지연 JTBC골프 기자, 김기연 대학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