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는 경기 데이터 분석 전문업체 비주얼스포츠가 신태용(46) 올림픽팀 감독에게 제공한 독일전 분석 보고서를 입수했다. 보고서에 드러난 한국의 키 플레이어는 역시 와일드카드 손흥민(24·토트넘)이었다. 주 포지션은 왼쪽 날개 공격수지만 활동 범위는 그라운드 전체를 아울렀다. 총 32번의 패스를 주고 받는 동안 공격 지역은 물론, 수비 지역까지 폭넓게 커버했다. 수비 적극 가담(패스 차단·태클·클리어링) 횟수도 14회로 수비수 장현수(17회), 수비형 미드필더 박용우(15회)에 이어 팀 내 3위였다. 공·수 모두 기여도가 높은 손흥민이 상대 수비진의 집중 견제에 묶이지 않아야 한다. 주변 동료들과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게 중요하다.
신태용 감독이 받은 보고서 분석
멕시코 선수들 독일보다 빨라
한발 빠른 템포 축구로 뚫어야
오른쪽 수비 불안 보강도 과제
또 하나의 중요 변수는 템포 축구다. 독일전에서 한국 선수들의 볼 처리 시간은 평균 0.94초로 독일(1.04초)보다 빨랐다. 한 발 빠른 볼 처리를 통해 전체적인 경기 흐름을 리드했다. 독일축구협회는 2년 전 과학적인 경기 분석 시스템을 도입해 3.4초 수준이던 볼 처리 시간을 1.1초로 대폭 줄였고, 브라질 월드컵에서 우승했다.
멕시코는 독일에 비해 선수들의 체격이 작은 대신 스피드가 뛰어나다. 안정환 본지 해설위원은 “멕시코 선수들은 민첩하고 영리하다. 독일전보다 간결하고 빠른 볼 처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창훈 비주얼스포츠 대표는 “공을 가진 선수가 1초를 허비하면 5m 밖에 있는 수비수에게 둘러싸인다”면서 “볼 처리 속도를 높여 경기의 템포를 끌어올리는 건 세계적인 추세”라고 말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