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브라질 리우의 삼보드로무에서 열린 리우 올림픽 남자 양궁 단체전 결승에서 한국은 미국을 세트 스코어 6-0으로 완파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리우 올림픽에서 나온 대한민국의 첫 번째 금메달이었다.
남자양궁 단체 한국 첫 금
결승전서 미국에 6-0 승리
한국, 고척돔 소음 극복 훈련
김우진 “오늘 상황 비슷해 덕봐”
미국 ‘미드웨이’서 바람 극복
1인당 10달러 주고 관중 동원
박채순 남자 양궁대표팀 감독은 “선수들에게 ‘경기 중에는 맥박 수를 줄이고, 침착하게 활시위를 당기라’는 주문을 했다”고 말했다.
양궁 은메달 개럿 “한국 선수들 존경”
항공모함 훈련은 바람 적응에도 유리했다. 미국은 2012년 런던 올림픽 남자 단체전 4강전에서 한국을 꺾고 결승에 오른 뒤 결국 금메달을 따냈다. 당시 경기 장소는 크리켓 경기장을 개조한 곳이었다. 이번 대회가 열리는 삼보드로무도 삼바 카니발 장소를 개조한 특설무대다. 두 경기장 모두 양궁 전용 경기장이 아니기 때문에 바람 방향을 읽기 어렵다는 공통점이 있다.
미국 대표팀 이 감독은 “런던 대회에선 바람의 방향을 읽어낸 게 주효했다.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도 바람에 대비한 훈련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장에는 바람이 거의 불지 않았다. 이 감독은 “우리는 결승전에서 이번 대회 최고점을 쐈다. 그런데 한국이 완벽에 가까운 경기를 펼쳤다. 이렇게 쏘면 이길 수 있는 팀이 없다”고 극찬했다. 미국의 자크 개럿(21)은 “한국 선수들에게 존경(respect)을 표한다”고 말했다.
맞춤 훈련도 주효했다. 대표팀은 지난해 브라질 리우 삼보드로무 경기장에서 테스트 이벤트를 치렀다. 지난 1월에는 지카 바이러스 감염 우려 때문에 중간에 돌아오긴 했지만 대표 최종선발전에 진출한 16명의 선수를 모두 리우에 데려갔다. 태릉선수촌 훈련장도 ‘제2의 리우’로 만들었다. 경기를 할 때 나오는 음악과 전자표적·전자장비까지 똑같이 만들어 놓고 반복 훈련을 했다. 남자 단체전 금메달은 ‘준비’의 승리였다.
리우=윤호진·김원 기자 yoongoon@joongang.co.kr
사진=양광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