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걸그룹 와썹의 중국 공연 일정도 돌연 취소됐다. 와썹의 소속사 측은 “5일 중국 장쑤(江蘇)성 쑤첸(宿遷)시에서 열리는 관객 3만 명 규모의 빅스타 콘서트 출연 계획이 취소됐다”고 4일 밝혔다. 또 그룹 스누퍼의 소속사는 “21일로 예정된 둥팡(東方)위성TV 프로그램 ‘AIBB’ 출연과 이달 말 베이징의 패션 브랜드 행사가 취소됐다”며 “AIBB의 경우 2개월 동안은 한국 가수를 섭외하지 않을 것이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유인나, 합작 드라마서 삭제되고
이준기는 비자 못 받아 행사 차질
중국 당국 입장 표명 않고 있지만
현지선 한국 스타 출연 제한 지시설
한 제작사 간부는 보다 구체적 증언을 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관계자는 “사드 배치 발표 며칠 후 광전총국 간부로부터 한국과의 문화 콘텐트 협력 사업은 자제하는 게 좋겠다는 권유성 전화를 받은 적이 있다”며 “말은 권유였지만 업계 입장에선 명령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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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남남갈등 파고드는 중국 CC-TV…사드 반대 야당의원에 인터뷰 공세
8월 들어 줄을 잇고 있는 일련의 현상들에 대해 중국 인터넷과 문화 전문 매체들은 ‘한한령(限韓令)’이 내려졌다는 표현을 쓰고 있다. 한국 콘텐트나 한국 스타들의 출연을 제한하라는 지시가 광전총국 등 상급기관에서 내려졌다는 의미다.
문제는 많은 중국인이 이런 기류에 지지를 보내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판 트위터인 ‘시나 웨이보’가 4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86% 이상이 최근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한국 연예인의 출연을 금지한다면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에는 28만 명이 참여했으며 댓글만 11만 건에 달했다. 많은 네티즌은 사드 배치를 비난하며 ‘애국심이 오락을 앞선다’는 입장을 밝혔다. 환구시보는 4일 사설에서 “한류 스타가 사드 배치의 희생양이 되더라도 이는 중국 때문이 아니라 한국이 자초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yyjun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