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경찰서는 4일 “블랙박스 동영상과 현장 주변 폐쇄회로TV(CCTV) 영상 분석 결과 가해 차량 운전자 김모(53)씨가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운전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경찰은 영상 분석을 바탕으로 김씨에 대해 뺑소니 혐의도 추가 적용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해운대 광란 질주 뇌전증 운전자
경찰, 뺑소니 혐의 추가 체포영장
경찰은 “1차 엑센트 추돌사고부터 2차 사고에 이르기까지 차량 진행상황 관련 영상 분석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김씨가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운전을 하다 사고를 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만약 김씨가 발작 등의 증상으로 의식을 잃었다면 1차 사고 후 다른 차량을 들이받거나 인도로 돌진하는 등 사실상 통제 불능이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경찰은 “의식을 잃었다. 기억나지 않는다”는 김씨 진술에 신빙성이 낮다고 보고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 외에 뺑소니 혐의도 추가했다.
경찰은 다만 김씨가 유동인구가 많은 한낮의 도심에서 뺑소니 운전을 했다는 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 김씨 질병과의 연관관계도 조사하고 있다. 도로교통공단에 사고 분석을 의뢰하고 필요하면 의사협회에도 의견을 구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부산대병원 이가현 신경과 교수는 “뇌전증도 여러 종류가 있다. 즉시 발작을 일으키는 뇌전증도 있고 어지럼증이나 구토를 먼저 유발한 뒤 몇 분 지난 다음 발작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고 말했다.
김성수 해운대경찰서장은 “김씨가 일부 의식이 남아 있었더라도 사물을 분별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닌 몽롱한 상태에서 차를 몰다 사고를 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부산=강승우 기자 kang.seungwo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