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새누리당의 대표 경선전에서 이런 먹이사슬 관계가 나타나고 있다. 본지가 그동안 치러진 세 차례의 TV토론 발언과 두 번의 합동연설회 연설을 분석한 결과다. 대다수의 후보가 자신의 득표 전략에 맞춰 주공격 대상을 선정하고 “난 한 명만 공격한다”는 식의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새누리 당대표 주자 토론·연설 분석
이정현은 다른 후보 비방 안 해
“인지도 앞서 상대 자극 자제” 해석
이정현·이주영 의원과 함께 친박계를 기반으로 하는 한선교 의원의 주공격 대상도 이주영 의원이다. 여섯 번 중 세 번의 공격이 집중됐다. 최근 “친박 핵심들이 전횡하고 있다”는 주장을 펴며 친박계와 거리를 두고 있는 한 의원으로선 ‘친박이면서도 색채가 엷은’ 이주영 의원과 표밭이 겹친다. 그도 이 의원에 대해 “19대 국회에서 최경환 의원과 원내대표 경선을 할 때는 친이(명박)계임을 자처하다 나중에 유승민 의원과 경선을 할 때는 친박계를 자처했다”는 공격을 자주 하고 있다. 또 2차 토론 때는 “친박계의 지지를 얻기 위해 ‘친박계 맏형’ 서청원 의원과 비밀 회동했느냐”고 따져 물었고, 이 의원이 ‘오보’라고 발끈하면서 공방이 벌어지기도 했다.
비박계로 분류되는 대구·경북(TK) 출신 주호영 의원은 호남 출신인 이정현 의원을 ‘주적’으로 삼고 있다. 다른 후보를 상대로 한 아홉 번의 질문 중 다섯 번이 이 의원을 겨냥했다. “이 정부를 불통 정부라고들 하는데 이정현 후보가 (박근혜 청와대의) 소통 책임자였다. 책임이 크다고 본다”거나 “당 대표가 되려면 여러 가지 당직 경험이 쌓여야 하는데 이 의원은 주로 대변인 등 공보직만 했다”는 식으로 날을 세운다. TK 표가 자신이 아닌 ‘박근혜 청와대 홍보·정무수석’ 출신 이 의원에게 흘러가는 것을 견제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반면 이정현 의원은 지금까지 상대 후보 공격을 자제하고 있다. 당 관계자는 “다른 후보들에 비해 앞선 인지도가 최대 무기인 이 의원 입장에선 괜히 상대를 자극해 돌발 변수를 만들 필요가 없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충형·채윤경 기자 pcha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