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비행기의 기종은 보잉 737-900으로 승무원 등 승객 150여 명을 태우고 있었죠.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종류의 사고는 사실 종종 발생합니다.
항공기 타이어 역시 자동차 타이어와 마찬가지여서 얼마든지 ‘펑크’가 날 수 있기 때문이죠. 실제 2012년 4월 25일 홍콩 공항에서도 오늘 사고와 똑같은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이 때도 인명 피해는 없었습니다.
◇타이어 한개가 21t 하중 견뎌야=항공기의 타이어 펑크 사고는 대개 착륙 할 때 발생합니다. 오늘 사고 역시 그랬고, 2012년 홍콩에서의 사고 역시 그랬습니다. 착륙 때는 오롯이 타이어가 항공기의 무게는 물론 중력까지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죠.
타이어가 떠안아야 하는 항공기의 무게는 보잉 777기를 기준으로 약 300t이라고 합니다. 보잉 777기에는 모두 14개의 타이어가 장착되는 데, 타이어 1개당 약 21.4t의 하중을 감당해야 하는 겁니다. 21t이면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덤프트럭의 무게쯤 됩니다.
이뿐 만이 아닙니다. 타이어와 활주로의 마찰 때문에 착륙 순간 타이어 표면 온도는 보통 섭씨 150도, 최대 섭씨 250도까지 오른다고 합니다. 250도까지 치솟는 온도까지 견뎌야 하는 겁니다. 이륙 후 항공기가 높은 고도에 오르면 영하 50도에 육박하는 극한의 추위도 견뎌내야 합니다.
물론 착륙 때만 힘든 게 아닙니다. 이륙할 때도 착륙 못지 않게 타이어는 고달픕니다. 이륙 때는 연료를 가득 채우고 있어 하중이 더 큰 데다 착륙 때보다 속도가 훨씬 빠르기 때문입니다. 2014년 10월 5일 미국 LA공항에서 있었던 일인데, 당시 이륙하던 한 항공기의 타이어 2개가 터지면서 이륙이 중단된 적이 있습니다.
이륙할 때나 착륙할 때 항공기와 승객의 하중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항공기 타이어는 그래서 아무나 만들지 못합니다. 승객과 항공기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만큼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현존하는 여객기 중 가장 큰 A380은 바퀴가 22개이므로 휠과 바퀴 가격만 3억원에 달합니다. 펑크가 나면 타이어는 물론 휠까지 못쓰는 예가 많으므로 항공사에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 같습니다.
이 같은 항공기 타이어 시장은 미쉐린·브리지스톤·굿이어 등 세계 3대 타이어 업체가 대부분 차지하고 있습니다. 완제품을 해체해도 어떻게 만들었는지 알 수 없을 정도의 복합적인 기술이 필요한 만큼 업체간 기술력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입니다.
92년 이후 관련 기술을 보강해 성능을 높인 뒤 우리 공군에 일부 제품을 납품하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금호타이어 역시 아직은 민간 항공기 타이어 시장에는 진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타이어 업계 관계자는 “금호타이어의 기술력이 떨어진다고는 할 수 없지만 어느 시장보다 안정성이 보장돼야 하는 시장인 만큼 진입이 쉽지 않다”고 말합니다.
황정일 기자 obidius@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