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원색 수트를 소화하기로 유명한 그가 미국 역사상 주요 정당의 첫 여성 대통령 후보로 공식 선출되는 의미 있는 자리에 레드를 택한 건 우연이 아니다. “여성 정치인이 입은 옷은 정치적 성명 발표와 같다"고 한 워싱턴포스트의 패션 저널리스트인 퓰리처상 수상자 로빈 기번의 말을 굳이 빌리지 않더라도, 빨간색은 정치인의 강인한 이미지를 연출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컬러이기 때문이다.
2008년 3월 오하이오주 프라이머리에 등장한 힐러리
힐러리가 중요한 순간마다 빨간 색을 선택했다는 사실은 과거 의상을 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특히 2008년 민주당 프라이머리 기간 중 레드 패션이 두드러졌다. 오하이오주와 펜실베니아주의 민주당 프라이머리에서 빨간 재킷을 택했고, 수퍼 화요일을 하루 앞두고 가진 라이브 방송 출연 당시에도 같은 스타일을 고수했다. 1995년 9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유엔 제4차 세계여성회의에서도 마찬가지.
2011년 미 국무부 연례보고서 발간을 발표하는 힐러리
힐러리의 빨간 색 선택은 대체로 좋은 반응을 끌어냈지만 비판을 받은 적도 있다. 지난 4월 뉴욕 경선 당시 무려 1만 2495달러(약 1458만원)에 달하는 이탈리아 명품 조르지오 아르마니의 고가 제품을 입어 일부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이도은 기자 lee.doe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