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 끄트머리에 신기루인지, 오아시스인지 모를 형체가 어슴푸레하게 보이는 형국이다. 26일 발표된 한국은행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속보(速報)치는 ‘저성장의 재확인’과 ‘일부 희망적 지표들의 등장’으로 요약된다.
큰 틀의 지표는 여전히 좋지 않았다. 2분기 국내총생산 증가율은 전 분기 대비 0.7%로 3분기 연속 0%대를 기록했다. 지난 1분기의 0.5%보다는 0.2%포인트 높아졌지만 저성장 국면을 벗어나지는 못했다. 최근 10개 분기 중 0%대 성장률을 기록한 것이 8개 분기에 이른다. 1분기에 전 분기 대비 3% 증가했던 국내총소득(GDI)이 2분기에 -0.4%로 뒷걸음질 쳤다는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분기 기준으로 GDI가 감소한 건 2011년 1분기 이후 5년3개월 만이다.
한은 발표…3분기 연속 0%대 기록
수출·소비 등 일부 지표 다소 개선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신중론이 우세하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추가 하락을 막았다는 데 의미를 둘 수 있을 뿐 일부 항목이 개선된 것을 경기 회복의 신호로 보긴 어렵다”며 “자칫하다가는 경제성장률이 연 2%대 중반으로 고착화할 수 있는 만큼 정부와 한은이 경기를 반등시키기 위한 노력을 전방위적으로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진석 기자 kailas@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