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배] 강원고, 언더핸드 이빈 역투 앞세워 16강 진출

중앙일보

입력 2016.07.24 13:46

수정 2016.07.24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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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핸드 투수 이빈(17·강원고)

강원고가 언더핸드 투수 이빈(17)을 앞세워 대통령배 16강에 진출했다.

강원고는 24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50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중앙일보·일간스포츠·대한야구협회 주최) 2회전에서 글로벌선진학교를 7-3으로 이겼다. 강원고는 26일 부산공고과 8강 진출을 다툰다.

선발 이빈의 역투가 돋보였다. 이빈은 최고 구속은 시속 121㎞로 느린 편이지만 투구폼이 독특하다. 낮은 위치에서 팔을 최대한 뻗어 던져 3루에서 공이 날아오는 것 같은 궤적을 그린다. 몸에 다소 무리가 가고 릴리스포인트가 흔들리는 편이지만 이날은 달랐다. 8과3분의1이닝 동안 볼넷은 한 개, 몸맞는 공은 2개만 내줬다. 3회 2루타 세 개를 주며 2점을 내준 뒤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이빈은 투구수 제한(130개)을 눈 앞에 둔 9회 1사 마운드를 김어진에게 넘겼다. 8과3분의1이닝 9피안타·6탈삼진·3실점. 이빈은 "오늘은 평소보다 제구가 잘 된 것 같다. 이번 대회에서는 4강까지 올라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빈의 특이한 투구폼은 스스로 만들어낸 것이다. 이빈은 "중학교 때부터 언더핸드로 던졌다. 허리에 무리가 많이 가서 용마고에 다닐 때는 투구 폼을 바꾸려고도 했다. 그러나 내 장점을 살리고 싶어 지금의 투구 폼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석기 한화 스카우트팀 차장은 "투구폼이 독특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구속이 느리다. 몸을 좀 더 불리면 경쟁력이 있다"고 했다. 3학년인 이빈은 "지난해에는 최고 127㎞까지 나왔지만 구속이 느린 편이다. 좀 더 근력을 키워서 프로에서 뛰고 싶다"고 말했다.


강원고 타선도 이빈을 도왔다. 2-2로 맞선 4회 1사 만루에서 김우석의 땅볼로 득점을 올렸다. 5회에도 1사 2·3루에서 최은우가 중견수 키를 넘는 2타점 2루타를 날리는 등 석 점을 뽑아냈다. 글로벌선진고는 3-7로 뒤진 9회 초 반격에서 이석찬이 볼넷을 골라 나갔으나 박현수의 3루 땅볼 때 주루 방해가 인정되지 않고 태그아웃을 당하면서 마지막 기회를 놓쳤다.

이날 승리는 김수훈 강원고 감독에게도 의미있었다. 김 감독은 지난 5월 부임했으나 강원고는 주말리그 후반기 전패를 기록했다. 부임 이후 2개월 만에 거둔 공식전 첫 승인 셈이다. 김 감독은 "선수들과 코치들이 애를 많이 써줘 고맙다"며 "사실 첫 승이 목표였는데 1승을 하고나니 욕심이 생긴다. 남은 경기에서 더 많이 이기고 싶다"고 웃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