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경준·김정주, 넥슨 돈으로 가족여행 의혹

중앙일보

입력 2016.07.22 01:47

수정 2016.07.22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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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경준

진경준(49·구속) 검사장이 김정주(48·넥슨 창업주) NXC 대표와 최근 수년간 여러 차례 해외여행을 다녔음이 검찰 수사에서 포착됐다. 이금로 특임검사팀 관계자는 21일 “진 검사장과 넥슨 측의 돈 거래를 확인하다가 여행사·항공사와 관련된 부분이 나타났다. 진 검사장과 김 대표가 함께 여행을 다닌 것으로 보여 자세한 내용을 파악 중이다”고 말했다.

수사팀은 넥슨과 여행사 간 입출금이 이뤄진 날짜와 진 검사장과 김 대표의 출국 기록 등을 통해 가족 동반 여행이 있었음을 확인했다. 검찰은 최근 넥슨 재무 담당 직원을 불러 여행사와의 거래 경위, 진 검사장 가족의 여행비를 대납한 것인지 등을 조사했다.

넥슨 자금, 여행사로 송금된 정황
김대표측 “진 검사장 몫은 돌려받아”

검찰에 따르면 김 대표 측은 가족 여행을 함께 다닌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사전 여행 예약 과정에서 돈은 회사가 냈지만 이후 진 검사장 몫의 돈은 돌려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대표가 여행 경비를 댔고, 그 대가로 공적 사무와 관련한 도움을 얻었다면 뇌물 공여 혐의로 처벌받을 수 있다.

검찰 관계자는 “진 검사장이 일부 돌려준 돈이 있지만 그 액수는 많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수년치 기록을 모두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조사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김 대표는 2005년 진 검사장에게 ‘주식 대박’ 종잣돈으로 건넨 4억2500만원에 대해 “친구가 검사여서 준 돈”이라는 취지로 검찰에 진술했다. 수사팀은 이를 뇌물로 보고 진 검사장을 구속했다.


검찰은 그러면서도 이 돈을 제공한 김 대표는 뇌물 공여 혐의로 처벌하지 않고 있다. 뇌물 공여 범죄의 공소시효(7년)가 끝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행비 대납 부분에 대한 수사 결과에 따라 김 대표도 사법처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 관계자는 “김 대표가 여행에 쓴 돈이 대표 재량 범위 안에 있는 금액에 해당하는지, 불법 유용을 한 것인지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선욱 기자 isotop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