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 검사장의 ‘120억원대 넥슨 주식 대박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이금로 특임검사팀은 진 검사장의 처남 강모씨 회사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서모 한진 사장(당시 대한한공 부사장)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한 결과 이 같은 진술을 확보했다고 15일 밝혔다.
대한항공 서모 부사장 따로 만나
“처남이 할 수 있는 일감 달라”
회사 측, 청소용역 부문 넘겨줘
특임검사팀, 서 부사장 불러 조사
주식으로 번 120억 몰수도 검토
“김정주, 진경준 요구로 차량 제공”
서 사장은 검찰 조사 과정에서 “진 검사장이 그 자리에서 자신의 처남에게 일을 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후 진 검사장의 제안에 대해 1개월가량 내부 검토를 거쳐 기존 사업 중 일부를 떼 주는 쪽으로 결정했다”고 진술했다.
내부 회의에서 떼 주기로 결정된 사업은 대한항공과 계열사인 한국항공 소유 비행기의 내부 청소와 건물 외관 청소를 담당하는 청소용역 부문이었다. 이에 따라 당시 공항에서 경비와 청소용역을 담당하던 S사의 업무 중 경비를 뺀 청소 부문이 강씨에게 넘겨졌다. 그해 7월 진 검사장 처남 명의로 설립된 새 회사(B사)를 통해서다. 그때부터 최근까지 B사가 대한항공 측으로부터 받은 일감은 13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이 부분이 제3자 뇌물수수 혐의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조 회장 탈세 의혹 내사 사건은 특임검사팀의 주식 대박 사건과는 별도인 만큼 따로 분리해 내사 종결의 적절성 여부를 조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진 검사장은 2005년 김 대표에게서 공짜로 받은 4억2500만원으로 넥슨 비상장주식 1만 주를 사들였다가 이듬해 이 주식을 넥슨에 10억원에 되팔았다. 이 10억원 중 일부로 2006년 11월 매입한 넥슨재팬 주식 8537주(8억5370만원)가 뇌물에 해당한다고 검찰은 판단했다.
진 검사장이 대학 동창인 김 대표에게서 2008년 3000만원 상당의 차량(제네시스)을 직접 요구해 제공받은 사실도 확인했다. 제네시스의 보증금과 리스료 역시 김 대표가 준 돈으로 지불한 것으로 드러났다.
진 검사장은 넥슨 명의로 된 이 차를 1년쯤 탄 뒤 2009년 처남 명의로 변경했다. 이때 “처남에게 보증금을 낼 돈이 없다”며 다시 김 대표에게 돈을 요구해 리스료 등을 계속 받았다고 한다. 특임검사팀은 제네시스도 뇌물이라고 결론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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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2005년 주식 취득용으로 받은 돈은 뇌물의 공소시효 10년이 지난 것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특임검사팀이 넥슨재팬 주식 취득과 제네시스까지 연결된 뇌물로 보는 포괄일죄를 적용키로 하면서 시효가 살아났다.
특임검사팀은 진 검사장이 주식 거래를 통해 120억원대로 늘린 돈을 전부 뇌물로 볼 수 있는지, 몰수 대상인지 등에 대해 법리 검토에 착수했다. 현행 ‘공무원 범죄에 관한 몰수특례법’은 뇌물로 받은 돈은 몰수·추징하고 뇌물로 늘린 재산 역시 몰수·추징할 수 있게 규정돼 있다. 주식으로 벌어들인 120억원대 전부가 몰수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오이석·송승환 기자 oh.ise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