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노후가 길어져 60세 정년퇴직을 하고도 30년을 보내며 소일거리라도 찾아야 하는 반퇴시대가 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인생이 길어진 만큼 10년이란 세월이 결코 길지만은 않아졌다. 1970년대 기대수명이 61.9세였을 때 10년은 무척 긴 시간이었지만 기대수명이 80세를 훌쩍 넘긴 요즘은 상대적으로 짧아졌다. 따라서 인생이모작을 위해 뭔가 관심 가는 일에 10년을 투자한다는 자세로 도전할 필요가 있다. 물론 바쁘게 살다 보면 하루에 1시간 짬을 내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이럴 때는 토끼와 거북이를 생각해 보자. 토끼가 제 아무리 빨라도 중간에 포기하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다. 반면 거북이는 짧은 다리로 쉬지 않고 전진해 목표에 도달했다. 반퇴시대는 토끼보다는 거북이형 인생이모작이 바람직할 수 있다. 사람마다 취향과 개성이 다르니 일반화할 이유는 없다. 그럼에도 현업에 몰두하다 보면 인생이모작을 따로 준비할 겨를이 없는 건 사실이다. 이런 점에서 인생이모작은 한 걸음씩 꾸준히 준비해 나간다는 자세가 바람직하다.
김동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