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구 “사드로 SLBM·무수단·스커드 다 요격 가능”

중앙일보

입력 2016.07.11 02:23

수정 2016.07.11 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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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구(사진) 국방부 장관이 10일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로 북한의 무수단 미사일(북한명 화성-10호)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요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서다. 한 장관은 “사드는 (사거리가) 3000㎞ 이하의 단거리, 준중거리 미사일 요격체계”라며 “(북한 SLBM이) 동해안 동북방에서 한반도를 향해 날아와도 요격이 가능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북한은 지난 9일 오전 11시30분 함경남도 신포 인근 해상에서 SLBM 발사 실험을 했다. 한국과 미국이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를 공식 선언한 다음 날이다. SLBM은 수중의 잠수함에서 압력을 이용해 물 밖으로 쏘아 올린 뒤(콜드 론칭) 공중에서 점화해 비행하는 방식이다. 바닷속에서 움직이는 잠수함에서 발사하는 SLBM은 사전 탐지가 사실상 불가능해 위협적인 전략무기로 꼽힌다. 하지만 북한이 이날 발사한 SLBM은 수㎞를 비행하다 공중 폭발한 것으로 군 당국은 보고 있다.

일각선 “사각지대 SLBM 탐지 한계”
군 “그린파인 등 레이더 확충할 것”
북, 사드 발표 다음날 SLBM 발사
수㎞ 비행하다 공중 폭발한 듯

합참 관계자는 “북한이 수중 사출에는 성공했지만 초기 비행 단계에서 실패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북한이 4월 15일부터 여섯 차례에 걸쳐 쏜 뒤에야 안정성을 보인 무수단 미사일처럼 SLBM도 성공할 때까지 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이 점을 의식한 듯 한 장관도 “SLBM을 발사하기 이전 (잠수함을) 탐지, 무력화하는 노력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장관은 사드로 “북한이 보유한 스커드와 노동·무수단 미사일을 다 요격할 수 있다”고도 말했다. 특히 사거리 3000~3500㎞인 무수단과 관련, “한반도 작전 종심(전방에서 후방까지의 거리)은 훨씬 짧지만 북한이 연료량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한국을 향해) 사용할 경우 사드는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패트리엇 미사일은 ‘포인트 디펜스(point defense)’, 핵심 시설 위주의 제한된 지역을 방어하지만 사드는 한국의 2분의 1에서 3분의 2 정도의 지역을 방어할 수 있다. 패트리엇과 같은 ‘작은 우산’ 10여 개를 커버할 수 있는 ‘큰 우산’”이라고 설명했다. 미사일을 고도 30㎞ 안팎의 상공(종말 하층단계)에서 요격하는 패트리엇이 국지적인 방어를 한다면 사드는 더 높은 곳(고도 40~150㎞)에서 적의 미사일을 막을 수 있어 더 넓은 지역을 방어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SLBM을 남해안과 같이 사드 통제 레이더 사각지대에서 공격할 경우 요격에 한계가 있다”며 “사드가 군사적으로 효용성이 있는 건 맞지만 한계도 분명히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 지역을 향한 사드 레이더는 폭 120도, 상하 5~90도 방향을 감시하게 된다. 이 범위를 벗어난 곳에서 미사일을 쏠 경우 사드의 역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군 관계자는 “그린파인과 같은 대탄도미사일 탐지 레이더를 추가로 들여오고 패트리엇을 잘 활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