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하마드 알리가 유명을 달리한 지난달 주말, 레거시닷컴(Legacy.com)이라는 웹사이트에 올라온 전설적인 복서에 대한 600자 분량의 부고가 4500자에 달하는 장문의 기사를 쓴 뉴욕타임스나 이보다 적은 양이지만 유력 경제전문 주간지 더이코노미스트에 오른 부고를 압도했다. 내용이 아니라 이 웹사이트에 오른 부고를 클릭한 방문객이 거의 100만 명에 달했기 때문이다.
전문사이트·소셜미디어 등 이용 늘어
동영상 등 자료에 조의금 기능도 제공
온라인 부고와 조문의 장점은 시간이나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관련 소식과 애도의 뜻을 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가족 입장에서는 사망자에 대한 자료를 동영상, 육성, 사진첩, 디지털 방명록 같은 다양하게 저렴한 비용으로 담을 수 있다.
특히 고인의 삶을 총체적으로 언제든지 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조문하는 입장에서도 함께 찍은 사진이나 글 등 다양한 자료를 첨부해 고인을 추모하고 조의금까지 낼 수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에는 장의사와 대형 병원도 온라인 부고와 조문을 제작·설치하고 있거나 적극 고려하고 있다.
LA한인사회에는 아직 이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없지만 개인적으로 소셜미디어나 웹사이트에 추모공간을 만드는 한인이 늘고 있다. 지난해 별세한 고 안수산 여사의 경우 페이스북에 추모페이지가 별도로 마련돼 있다.
이 같은 추세는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다. 강북삼성, 삼성서울, 을지대, 일산병원 등은 인터넷을 통해 문상을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은 부의금 관리프로그램과 장례비용 실시간 검색 시스템 외에 장기적으로는 PC에 카메라를 설치해 상주와 조문객이 서로 온라인을 통해 대화할 수 있는 화상 조문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무하마드 알리의 부고를 올린 레거시닷컴은 1998년부터 사업을 시작해 현재는 연매출이 2000만~1억 달러에 이를 정도로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 달 방문자 수만 2000만 명에 달한다. 미국에서 매달 사망하는 사람은 20만 명이며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의 부고가 이 사이트에 오르고 있다.
미국 내 1500개 이상의 신문에 실린 부고가 이 사이트에 오른다. 전국 100대 신문 가운데 85개 신문이 이 사이트에 부고를 내고 있다.
미국인은 신문 부고에 연간 약 5억 달러를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김병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