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다가 비에 약한 잎채소의 경우 일조량 부족으로 생산량까지 줄었다. 이마트의 윤샘이 바이어는 “상추 등 잎채소는 비가 그치고 햇볕이 내리쬐면 잎이 녹아버리는 것이 더 큰 문제”라며 “장마 뒤 이어지는 여름 휴가철에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에 상추 가격이 얼마나 더 오를 지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반입량 줄어 채소 가격 크게 뛰어
적상추는 2주일 새 35% 넘게 상승
수확 늦어진 자두·복숭아도 올라
제과 3사는 과자·빙과류 동시 인상
장맛비는 생선 가격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부산공동어시장 기준 장마 전 4만원 대에 거래되던 고등어(300g기준·55마리) 가격이 장마 시작 후 6만원 대로 약 40% 이상 올랐다. 여기에 다음주 태풍이 한국에 근접한다는 예보가 나오면서 고등어 위판가는 7만원 대까지 상승할 전망이다.
장마와는 별개로 한우 가격도 계속 상승세다. 한우 사육 마릿수가 계속 감소하고 있어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은 7월 1등급 한우의 ㎏당 도매가격을 전년(1만7476원) 동기 대비 2~14% 상승한 1만8000~2만원으로 예측했다. 한우 평균 도매가격은 5월(1만8530원)과 6월(1만9400원)에도 전년 대비 각각 23.6%, 19.1% 올랐다. 한우 가격 상승은 육우 가격 오름세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당 육우 평균 도매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 오른 1만13원을 기록했다.
KREI 관계자는 "여름 휴가철 성수기가 정점을 찍는 8월까지 한우 가격은 꾸준히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휴가철 수요가 많은 삼겹살도 냉장 100g 당 소매가격이 지난 4월 1885원에서 지난달 2185원을 기록하면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올 초 소줏값을 시작으로 음료수·빙과류·과자류 등 소비자들이 평소 즐겨 찾는 먹을거리 가격까지 오르면서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더하고 있다. 해태제과는 지난 1일 자일리톨껌 등 8개 제품의 가격을 평균 11.3% 인상했다. 해태제과 측은 “가격이 오른 품목은 지난 3~4년간 가격조정이 없어 원가 압력이 감당키 어려운 수준까지 높아진 제품들”이라고 했다. 앞서 크라운제과도 지난달 3일 빅파이 등 11개 제품 가격을 평균 8.4% 올렸으며, 롯데제과도 지난 3월 비스킷류 8종의 가격을 인상했다.
장기간 가격이 오르지 않았던 라면과 맥주 가격 상승 여부도 관심사다. 농심 관계자는 “인건비와 유통비용 상승으로 인상 요인은 충분하다”면서도 “물가에 민감한 품목이라 쉽게 가격 인상을 하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잇따른 공공요금 인상 소식도 소비자에겐 부담이다. 현재 생산비의 76% 수준인 지자체 상수도 요금이 정부 권고에 따라 내년까지 90% 수준으로 올라가는 등 공공요금 인상 도미노 현상이 이어지지는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