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또 하나 주목해야 할 세단이 등장했다. 9세대를 거치며 50년 간 도로를 누빈 쉐보레 신형 말리부다. 출시 전부터 많은 관심을 끌더니 초반 기세가 심상찮다. 4월 991대를 팔며 순조로운 스타트를 끊은 뒤, 5월 판매량을 3340대로 끌어올렸다. 이국적인 디자인에 탄탄한 성능, 착한 가격이 더해져 거둔 성과다. 말리부 2.0 터보 LTZ 모델을 타봤다.
| 선을 강조한 인상적인 디자인
1. 시원한 개방감과 고급스러움이 돋보이는 실내.
강력한 힘에 부드러운 핸들링…대형차 수준의 편의사양도 매력
2. 말리부는 스마트폰과 연동해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주행에서 특히 인상적인 부분은 고속에서의 안정감이다. 균형감이 좋고 소음을 잘 차단해 편안한 상태의 주행이 가능하다. 스티어링 휠은 다소 무른 편인데, 코너를 빠른 속도로 빠져나갈 때는 약간 휘청거리는 느낌이 있다. 타이트한 감각으로 속도를 즐기는 사람에게는 다소 아쉬운 부분일 수 있지만 일반적인 주행 시, 특히 여성 운전자가 운전하기에는 적당한 정도의 핸들링이다. 이 차의 공인연비는 L당 10.8km인데, 시승에서는 10km를 밑돌 때가 많았다. 유가의 흐름이 바뀐다면 흥행에 지장을 줄 수도 있겠다.
개성만점의 신차가 봇물처럼 쏟아지는 요즘, 단순히 잘 달린다고 잘 팔리지는 않는다. 신형 말리부에는 다양한 매력이 숨어 있다. 중형임에도 고급 대형차 수준의 편의사항이 대표적이다. 동급 최고인 8개의 에어백은 물론이고 다양하게 쓰이는 전후방 카메라 센서, 능동형 크루즈 컨트롤 기능이 장착됐다. 특히 차선의 이탈을 감지해 방향을 수정하거나, 전방의 물체와 충돌직전에 속도를 줄여주는 안전사양이 대거 탑재 됐다. 트렁크는 447L로 전작에 비해서는 크기가 약간 줄었지만 대신 2열 시트를 접을 수 있도록 만들어 활용성은 더 뛰어나다. 딱 하나 온 가족이 함께 타는 중형 세단임에도 2열에 온열 시트가 없는 부분은 아쉽다.
| L당 10km 수준의 연비는 다소 아쉬워
순항 중인 말리부의 상승세는 어디까지 이어질까? 전반적으로 가성비가 좋은 차라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현대 쏘나타, 르노삼성 SM6, 기아 K5와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SM6의 성공을 보면서 자신감을 충전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나온 만큼 꽤 흥미로운 승부가 예상된다. 경쟁 모델과 가격을 비교해도 말리부가 더 싼 편이다. 신형 말리부 2.0 모델 가격은 2957만~3180만원, 1.5 모델은 2310만~2772만원이다.
박성민 기자 sampark27@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