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칭찬, 아이를 나약하고 눈치보게 만들어

중앙일보

입력 2016.07.01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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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다섯 살 아들을 둔 직장맘입니다. 할머니가 아이를 봐 주시는데, 무조건 칭찬만 하는 온화한 성격이십니다. 하지만 칭찬도 너무 많이 하면 아이에게 독이 된다는데, 칭찬에도 요령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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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칭찬은 아이에게 보상과도 같아서 적절한 칭찬은 긍정적인 마인드를 심어주고 높은 목표에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갖게 합니다. 자신이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 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칭찬에도 요령이 있습니다. 잘못된 방식으로 칭찬하면 오히려 아이의 사회성 발달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과도한 칭찬이 대표적입니다. 아이가 뭘 할 때마다 호들갑떨 듯이 칭찬해 주는 집이 있는데, 이런 칭찬이 오히려 아이를 나약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뭘 하든 칭찬받는 아이는 자신의 행동에 대해 스스로 평가하는 능력이 점점 퇴화됩니다. 자신이 그러한 행동을 한 이유나 동기에 대해 생각하기보다 점점 보육자의 칭찬과 평가에 의지합니다. 뭘 하면 칭찬받을 수 있는지에 대한 생각을 주로 하고, 부모의 눈치를 많이 살피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점점 칭찬받을 수 있는 일만 하려 하죠. 학교에 가서도 쉬운 문제만 풀려 합니다. 어려운 문제는 아예 도전하지 않으려 한다든가, 새로운 일에 도전하기를 꺼릴 수 있습니다. 칭찬받지 않을만한 결과가 나왔을때, 이를 숨기려 거짓말하는 아이도 있습니다. 칭찬도 무조건 많이 한다고 좋은 게 아니라 꼭 필요할 때만 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한편 칭찬을 할 때는 결과를 평가하는 말보다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는 칭찬을 해야 합니다. 칭찬을 할 때는 반드시 두 가지 과정을 거치세요. 예컨대 아이가 정리정돈을 잘 했다고 합시다. 그럼 우선 질문을 합니다. “와, 방이 깨끗해 졌네. 어떻게 이렇게 했지?”하고 질문해 아이가 칭찬 받기 전에 스스로 그 이유에 대해 생각해보게끔 해야합니다.



두 번째는 과정에 대한 칭찬입니다. “와, 00가 정리정돈을 잘 하니까 방이 깨끗해졌구나”하는 식입니다. 그 다음에 “잘했다”거나 “대견하다” 등의 가치 판단 칭찬을 덧붙이면 됩니다. 정리정돈을 잘했다고 무조건 “최고야”, “대단해”, “착하다”는 말부터 하면 칭찬의 효과가 떨어집니다. 이유를 묻고, 과정에 대해 칭찬하면 아이는 부모가 칭찬하는 이유를 알게 돼 진심으로 기뻐하고, 또 그 행동을 계속하려는 노력을 합니다. 결과에 대해서만 칭찬하는 것은 그 행동을 다시 하게 동기를 부여하는 효과가 떨어집니다.



칭찬에는 진심을 담아야 합니다. 예컨대 아이 자신이 생각해도 성에 차지 않는 그림을 그렸는데, 부모가 무턱대고 칭찬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 아이는 칭찬의 진실성을 의심하게 됩니다. 그 다음 칭찬을 믿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럴 때에는 “참 잘했다”라고 하는 대신 “열심히 그렸네. 엄마는 네가 뭐든지 열심히 하는 모습이 참 좋다”라고 과정에 대해 칭찬하면 됩니다.



도움말=여의도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김영훈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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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영 기자 bae.ji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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