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쩔 수 없이 독립했으나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100엔(약 1100원)짜리 물품들을 판매하는 잡화점에서 심야 아르바이트를 시작한다. “100엔 100엔 100엔 생활, 싸요 싸요 뭐든 싸요!”라는 노래가 늘 흘러나오는 곳. 그러다 잡화점에서 바나나를 사는 복싱선수 카노(아라이 히로후미)에게 관심을 갖게 되고, 그를 보기 위해 체육관을 찾았다가 ‘다이어트하러 왔느냐’는 관장의 오해로 복싱을 시작하게 된다는 내용.
감동의 포인트는 이치코의 변화하는 눈빛이다. 복싱을 시작한 이치코가 밤낮없이 줄넘기를 하고, 계단을 뛰어오르고, 매대 사이에서 끊임없이 섀도 복싱을 할 때 보는 이의 마음도 덩달아 뜨거워진다. 내 것으로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자신의 삶에 처음으로 애착을 갖게 된 순간, 열정을 쏟아부어 노력하고 싶은 대상을 발견한 사람만이 보여줄 수 있는 반짝이는 눈빛. 남들에겐 100엔짜리로 보이는 인생이라 해도, 나에겐 이것밖에 없으니 최선을 다해 싸워보겠다, 이런 결심의 순간은 쉽게 찾아오지 않는다.
무엇보다 주인공의 외면과 내면의 변화를 실감 나게 연기한 배우 안도 사쿠라의 공이 크다. 안도는 이 영화로 올해 일본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이영희 문화스포츠섹션부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