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밀국수’가 맞는 말이다. ‘모밀’은 ‘메밀’의 함경도 사투리이기 때문이다.
메밀은 아시아 북중부가 원산지로 중국의 명나라 때 우리나라에 들어온 뒤 일본으로 전해졌다. 고랭지 등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는 특성 때문에 조선시대 구황작물로 큰 몫을 했다고 한다. 메밀국수·메밀묵 등 주로 국수와 묵으로 만들어 먹었으며, 밀가루가 귀했던 당시에 국수 재료는 대부분 메밀이었다고 한다. 냉면 사리의 주재료도 메밀이다. 아마도 함경도나 북쪽 지방에서 ‘메밀국수’를 주로 먹으면서 사투리인 ‘모밀국수’란 이름으로 알려지게 된 것으로 보인다.
요즘은 ‘판모밀’이란 이름의 메뉴를 즐겨 먹기도 하는데 이 역시 ‘판메밀’이라 불러야 한다. 작은 대나무 발이나 나무 판 등에 올려놓은 메밀 사리를 장국(소스)에 찍어 먹는 형태로, 우리의 전통 메밀국수와 다른 일본식이다. ‘소바’라고도 많이 부른다.
‘소바’(そば·蕎麥)는 메밀을 뜻하는 일본말이며 지금은 ‘소바키리’(そば切り), 즉 메밀국수를 가리키는 말로 널리 쓰인다. 메밀국수는 회(사시미)와 더불어 일본의 전통음식으로 자리 잡았다. 우리나라에서 건너간 메밀국수가 일본에서 발달한 뒤 역수입된 셈이다.
‘모밀국수’ ‘소바’는 ‘메밀국수’, ‘판모밀’은 ‘판메밀’이라고 불러야 한다. ‘모밀’ ‘메밀’이 헷갈리면 이효석의 소설 ‘메밀꽃 필 무렵’을 생각하면 된다.
배상복 기자 sbba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