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과 위암의 연관성은 익히 알려졌으나, 음주 빈도와 강도, 경력이 각각 얼마나 위암 발병 위험을 높이는지는 제대로 알려진 바가 없었다.
서울대병원 1만8000명 분석…주 7회 이상 소주 한 병 이상 '주의'
대상자 중 일주일에 7회 이상 술을 마시거나 31년 이상 장기간 음주를 한 사람은 모두 비음주자보다 위암 발생 위험이 1.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음주로 인한 위암 발생 위험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에 감염되지 않은 사람들에게서 더 극명하게 확인됐다.
헬리코박터 비감염자 가운데 일주일에 7회 이상 술을 마시는 사람은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에 비해 위암 발생 위험이 3.5배 높았다.
한 자리에서 소주 1병 또는 맥주 3병 이상의 과도한 음주를 하는 비감염자 역시 그렇지 않은 비감염자보다 위암 발생 위험이 3.3배 높았다.
반면 위암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된 사람은 음주 기간이나 양에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이를 헬리코박터균 감염이 음주에 따른 위암 발생 위험을 낮추는 것으로 해석해선 곤란하다. 오히려 헬리코박터균 감염과 같은 변수를 제거했을 때 잘못된 음주 문화는 위암 발생 가능성을 크게 늘리는 것을 증명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헬리코박터균 자체가 위암의 원인이기 때문에 음주가 주는 위험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을 뿐 음주의 영향이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헬리코박터균 감염자도 과도한 음주를 지속하면 위암 위험이 더 커진다”고 강조했다.
박수경 교수는 “이번 연구는 한꺼번에 많은 술을 마시거나 자주 술을 마시는 한국의 음주문화가 얼마나 위험한지를 객관적으로 보여준다. 음주는 조절 가능한 요인으로 과도한 음주를 피해 위암을 예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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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구 기자 kim.jin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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