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봉구에 사는 이순우(68·사진)씨는 헌혈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1972년부터 지난달까지 256차례 피를 나눠준 ‘헌혈왕’이다. 45년간 두 달에 한 번꼴로 헌혈의 집을 찾은 셈이다. 이씨는 “69년 베트남전에 소총수로 파병돼 최전선에서 치열한 전투를 몸으로 겪었다”며 “서로 ‘밤새 안녕’이란 인사를 주고받을 만큼 생사의 갈림길에 있었는데 그때 부상당한 전우들이 과다출혈로 죽어가는 모습을 보며 너무 가슴이 아팠다”고 말했다. 1년여의 파병 생활을 마치고 귀국한 이씨는 이후 ‘죽은 전우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뭘까’ 를 고민하다 헌혈을 시작했다. 또 헌혈을 하고 받은 헌혈증서 대부분은 백혈병 어린이 등 희귀 난치성 질환을 앓는 이웃들에게 기증했다.
이순우씨, 45년간 256차례 헌혈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