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부터 2012년까지 3년간 강남지역에서 침수로 인해 발생한 재산 피해액은 224억원, 복구 비용은 832억원이었습니다.
침수가 발생한 원인은 복합적이었습니다만 빗물받이 하수구에 가득 찬 담배꽁초 등도 한 원인이었습니다. 하수구를 통해 하천으로 빠져나가야 할 빗물이 각종 쓰레기에 막혀 도로로 역류했기 때문입니다.
해마다 이맘때면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들은 대대적인 하수구 정비작업에 나섭니다. 집중호우로 인한 침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입니다. 이 작업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하수구에 가득 찬 담배꽁초 등 쓰레기 제거입니다. 전국적으로 연간 1000억원이 투입되는 큰 작업입니다.
쓰레기로 꽉 찬 빗물받이 하수구는 도시 미관을 해칠 뿐 아니라 악취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황종환 서울시 물순환안전국 하수정보팀 주무관은 “담배꽁초 등을 마구 버리는 시민의 양식 없는 행동이 문제”라며 “지하철역이나 버스정류장 인근 하수구의 경우 특히 심하다”고 말했습니다. 보통 1년에 두 번 정도 청소를 하지만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의 빗물받이 하수구는 아무리 청소를 해도 곧 쓰레기투성이가 됩니다.
‘작은 외침 LOUD’는 땅에 떨어진 시민의식을 바로 세우자는 작은 실천운동을 제안합니다. 쓰레기통 빗물받이 하수구를 없애기 위해 ‘씩~ 웃는 스마일’이라고 이름 붙인 스티커를 활용하기로 했습니다.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는 속담에서 떠올린 아이디어입니다. 이종혁 광운대 공공소통연구소장(미디어영상학부 교수)은 “스마일 프로젝트는 긍정 메시지를 공공 현장에 투입시켜 시민의식을 개선해 보자는 취지”라고 말했습니다. 광운대 공공소통연구소는 지난 4월 초 서울시청 인근 빗물받이 하수구에 이 스티커를 시범적으로 붙였습니다. 빗물받이 하수구 위쪽에 노란색 스마일 스티커를 부착하고 하수구 아래쪽에는 ‘웃는 얼굴에 담배꽁초를 버리고 침을 뱉으시겠습니까’라는 문구를 적었습니다.
버스정류장·지하철역 주변 심해
빗물받이 막혀 침수 원인 되기도
하수구 청소에 한 해 1000억 들어
정화진 시흥시 경관디자인과 주무관은 “보행자 전용도로를 중심으로 길고 큰 빗물받이 하수구가 있는 이곳은 금연구역인데도 인근 직장인과 행인들이 담배를 피우고 꽁초를 버려 골칫거리였다”고 말했습니다.
시흥시에서 ‘스마일 존’을 설치한 지 보름 정도밖에 되지 않아 하수구에 쌓이는 담배꽁초가 얼마나 줄었는지 정확한 통계는 아직 없습니다. 다만 윤길중 시흥시 하수관리과 하수관리팀장은 “아이들이 노란색의 스마일 스티커에 관심을 보이면서 담배꽁초를 버리려던 어른들은 더 조심하게 되는 것 같다”며 “하수구에 쌓이는 담배꽁초가 눈에 띄게 줄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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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안한 시민도 있습니다. 직장인 이수민(35)씨는 “유럽에는 담배꽁초만 버릴 수 있는 쓰레기통이 있다”며 “우리나라에도 꽁초 버릴 곳을 마련해주면 빗물받이 하수구가 지금보다 깨끗해질 것”이라고 얘기했습니다. LOUD팀은 이와 관련, 지난해에 애연가들을 위한 꽁초 수거함 설치를 제안했습니다. (중앙SUNDAY 2015년 6월 14일자 14면). 수거함에는 ‘x1.5, x13, 85%’라는 숫자를 표시했습니다. 간접흡연 시 폐암 발병률은 비흡연자의 1.5배, 흡연자의 폐암 발병률은 비흡연자의 13배이며, 폐암 환자의 85%가 직간접 흡연자라는 뜻입니다.
아직도 빗물받이 하수구에 담배꽁초를 버리십니까. 부끄럽지 않으세요. 담배꽁초를 버릴 때마다 스마일 픽토그램을 쳐다봐 주세요. 여러분의 작은 행동이 우리의 환경을 깨끗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일상 속 작은 문제를 해결할 아이디어를 보내 주세요.
e메일(loud@joongang.co.kr), 페이스북(facebook.com/loudproject2015)으로 보내 주시면 개선책을 함께 고민하겠습니다. 지난 1년여간 LOUD에서 제안한 픽토그램 디자인을 보내드립니다. e메일이나 페이스북으로 연락 주세요. 중앙일보(joongang.co.kr), 중앙SUNDAY(sunday.joongang.co.kr)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그동안 진행한 LOUD 프로젝트를 볼 수 있습니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