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를 방문중인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5일 오전 9시(현지시간) 아바나 컨벤션궁에서 브루노 로드리게스 쿠바 외교장관과 회담했다. 윤 장관은 2013년 9월 뉴욕에서 열린 한·라틴아메리카-카리브국가공동체(CELAC) 고위급 회담을 계기로 로드리게스 장관과 만난 적은 있으나 양자간 단독 회담은 이번이 처음이다.
회담에서는 ▶양자 이슈 ▶글로벌 이슈 ▶인사교류 등을 포함한 상호 관심사에 대한 폭넓은 논의가 이뤄졌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회담은 순차통역으로 진행됐으며, 당초 30분 예정이었지만 75분으로 길어지면서 로드리게스 장관이 이후 일정을 조정하기도 했다.
윤 장관은 회담 뒤 인터뷰에서 “75분이란 이례적으로 긴 시간동안 매우 우호적이고 진지하고 허심탄회한 가운데 회담이 진행됐다”고 밝혔다. 또 “시작이 반이란 말이 있듯이 앞으로 이런 접촉을 계속하고, 다양한 레벨에서의 접촉을 갖길 기대하고 다양한 후속협의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회담 분위기는 어땠나.
- “양국관계가 다양한 분야에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지만 양국이 갖고 있는 잠재력을 더욱 구체화시킬 시점이 다가왔다는 점을 제가 강조했다. 그러한 방향으로 나가기 위한 여러 가지 우리 측의 생각을 전달했다.”
- 양국의 관계 정상화 전망은.
- “미래에 대한 비전과 방향성을 갖고 다양한 레벨에서 후속협의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 정부로서는 그러한 방향성과 나름대로의 로드맵을 갖고 양국관계 개선을 위해 많은 노력을 경주할 생각이다.”
- 쿠바 도착 직후 양 측이 노력을 매진하면 좋은 결과를 맺을 수 있다고 전망했는데, 확신을 더 갖게 됐나.
- “이번 ACS 정상회의를 통해서 보여준 쿠바 측의 배려와 이례적으로 길었던 양국 외교장관 간의 회담을 통해서 이심전심의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개인적으로 느꼈다. 이런 것이 토대가 돼서 앞으로 양국관계에서 밝은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다양한 차원에서 더 노력을 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윤 장관은 회담에서 1921년 시작된 한인들의 이주를 언급하며 양국 관계의 역사적 뿌리도 강조했다고 한다. 윤 장관은 회담 뒤 호세마르티 한국-쿠바 문화클럽(한인후손회관)을 방문해 한인 후손들을 만나기도 했다.
윤 장관은 “이번 저의 방문을 계기로 쿠바에 대한 한국 내 관심이 더 커질 것 같다. 후손 여러분들이 이런 문화회관을 통해 문화교류, 언어교류를 하고 한국과 쿠바 양국민 간의 마음과 마음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지혜 기자, 아바나=외교부 공동취재단 wisepen@joongang.co.kr